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동업’ 이야기를 하면서, 스타트업을 먼저 끄집어 낸 것은 스타트업에서 동업이 필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혼자서 이런 흐름을 읽고 대처하며, 일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모든 신생기업, 스타트업의 1차적인 목표는 일단 살아남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기준 기업생멸 행정통계를 보면, 기업의 5년 생존율은 27.3%에 불과하다. 즉 신생기업 10곳중 7곳은 5년 안에 문을 닫는다. 스타트업이라는 거창한 용어를 붙이지 않아도,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 또는 살아남기 위해서 동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필자가 신생회사의 자문을 할 때, 가장 주의해서 보는 것이 사업 지배구조와 동업의 틀이다. 동업구조를 잘 만들면 오래가는 회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규율이 없으면 동업 어렵다…동업자 관계 설정하기

동업자 간의 관계가 얼마나 잘 설정됐는가, 즉 권한과 책임이 적절히 분배돼 있는가에 따라 동업의 성공여부가 결정된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 가족 같은 조직문화가 떠오른다. 소수의 구성원이 같이하는 초기 단계의 사업이다 보니, 대기업에 비해 편안한 분위기다. 그런데 이런 편안한 분위기 때문에 서로에게 함부로 하거나, 위계질서가 무너져 회사가 위태로워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자유로운 조직문화는 분명, 구성원의 창의력을 높이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게 하는 토대가 된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규율과 통제가 없으면, 오히려 사업을 추진하는데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스타트업에서도 팀원이었던 대표는 자신에게 너무 편하게 대하는 예전 상사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 상사이기는 했지만, 지금 너무 자신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편하게 대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불만들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쌓여 가면 결국 동업이 깨지고, 나아가 회사가 깨지는 원인이 된다. 회사의 조직은 팀워크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혹자는 이를 ‘스포츠 팀’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경제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환경에서는 적절한 타이밍에 신속·정확한 결정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 회사의 업무와 이에 따른 책임의 분담,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다른 CEO에게 하면, 대부분의 대표들은 “어떻게 민망하게 그런 것들을 정하나?”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경험상 동업은 동업자 간의 관계가 얼마나 잘 설정됐는가, 즉 권한과 책임이 적절히 분배돼 있는가에 따라 성공여부가 결정된다. 이런 부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업은 성공할 수 있어도 동업은 성공하지 못한다. 나중에 분쟁이 발생하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각자의 포지션을 정한 이후에, 가능하면 이를 동업계약서에 반영해야 한다. 동업계약서에 반영하기가 어렵다면, 업무규칙이나 회사내부 규율 등을 만들어 문서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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