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조업 전반 특히 중소기업의 제조업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제조업 혁신을 고민하면서, 독일의 제조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한차례 실패한 독일의 경험이 타산지석이 될 수 있고 또 산업구조 측면에서 독일과 한국은 유사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독일에 제조업 혁신이 절대절명의 과제인 이유

2012년 기준 독일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독일 전체 부가가치의 22.4%를 차지할 정도로 제조업 비중이 높다. 지난 7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과제’를 보면, 2014년 기준 국내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30%다. 같은 시기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나 모두 10% 초반이고, 일본(19%)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한국·독일과는 차이가 있다.

한국·독일은 여타 국가들보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만큼 에너지 사용량은 많지만, 에너지 자급률이 낮다. 2013년 3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독일의 창조경제:Industry 4.0의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독일의 에너지 자급률은 40%로 중국(91.4%), 미국(77.8%)에 비해 확연히 낮다. 한국은 독일보다도 훨씬 낮은 18%다. 양국 모두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해 생산성 및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이유가 있다.

제조업 혁신의 필요성은 고령화에서도 나타난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의 노인부양비율은 1995년 22.5%에서 2012년 31.4%, 2025년 40.2%로 급증한다. 2025년엔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65세 이상 노인 40.2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3월 통계청 자료를 보면, 한국 노인부양비율은 2015년 17.9%에서 2040년 57.2%까지 급증한다. 생산인력은 줄어들고 노인부양비율이 높아지는 현실에서 가장 쉬운 해결책은 생산성을 높여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제조업 혁신이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세계 선두 위해 10년 계획…인더스트리 4.0 추진

제조업 혁신을 위한 독일정부의 노력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정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ICT융합과 임베디드(내장형)시스템 분야에서 세계 선두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임베디드시스템은 다른 제품과 결합해 부수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내장시키는 기술이다. 임베디드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IoT(사물인터넷)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정부의 제조업 혁신정책은 2006년과 2010년 ‘첨단기술전략(HighTech Strategy)’ 발표로 이어졌고, 2011년 하노버 박람회에서 ‘인더스트리 4.0’을 발표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의 완전한 자동생산체계 구축과 생산공정의 최적화를 목적으로 한다. 제품기획에서 부터 설계 그리고 생산과정까지 ICT와의 융합을 통해 제조업의 완전 자동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생산단계 및 공정간 ‘완전한’ 정보교환을 가능하게 한다. 기존 제조업의 생산방식을 스마트, 그린 및 도심형 생산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기계 스스로 생산·통제·수리가 가능한 ‘스마트공장’으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공장은 IoT를 통한 네트워크가 확산됨으로써 가능했다. IoT는 정보교환과 정보를 활용한 최적의 생산 시뮬레이션을 추출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상품 제조 플랫폼을 만들어 생산의 모든 단계뿐만 아니라 완성품의 최적화도 가능하다. 인더스트리 4.0의 플랫폼이 구축되면 고정밀·고품질의 고객 맞춤형·소량생산 방식으로 변화하고, 다양한 빅데이터가 생성되며 독일정부는 이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창출과 고용형태를 다변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은 중소기업의 참여 부족으로 1차 좌절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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