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가 다르긴 다르다. 국내 대기업 오너일가는 입사 후 임원이 되기까지 평균 5년이면 충분했다. 또 금수저 중 상당수는 입사 후 바로 임원의 자리에 오르거나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8일 CEO스코어가 발표한 2016년 6월말 자산 기준 국내 50대 그룹의 오너일가 및 배우자 208명의 경영참여현황에 따르면, 이들은 평균 29.1세에 입사해 33.8세에 임원의 자리에 올랐다. 평균 4.9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반면 일반 회사원은 임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23.9년이 걸렸다. 오너일가 승진속도가 4배 이상 빠른 것이다. 또 이들 오너일가가 입사후 최고경영자(CEO)에 도달하는데까지의 시간은 평균 18.3년이 걸렸다. 

이 기간은 그룹 창업세대에 비해 자녀세대로 갈수록 점점 짧아지고 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창업 1~2세대에 해당하는 부모세대는 평균 29.5세에 입사해 5.1년이 지난 34.6세에 임원이 됐다. 그러나 자녀세대는 28.8세에 입사해 33세, 입사 후 4.2년이면 임원 자리에 올랐다. 또 CEO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부모세대가 입사 후 13.6년, 자녀세대는 11.8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나마 이 기간도 거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효성그룹 조석래 전 회장, 롯데복지재단 신영자 이사장, KCC 정몽진 회장, 한진중공업 조원국 전무 등 조사대상 208명 중 19명은 아무런 경력도 없이 입사와 함께 임원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4명 중 1명은 입사후 2년 이내 임원이 됐다. 

그룹별·자산순위별로 보면 삼성그룹은 오너일가가 평균 4.5년만에 임원의 자리에 올랐으며, 현대자동차는 3년, SK그룹은 5.7년, LG그룹은 4.4년, 롯데그룹은 3.2년이다. 상위 10대 그룹 중 한화그룹은 3명의 오너일가가 1년만에 임원자리에 올라 가장 기간이 짧았고, 두산그룹은 14명의 오너일가가 평균 7.2년이 걸려 가장 길었다.

가장 늦게 임원자리에 오른 오너일가는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으로 18.3년이 걸렸다. 이어 GS리테일 허신구 명예회장이 17.2년, LS전선 구자엽 회장 16.6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