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현안 실마리 “재벌개혁과 공정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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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현안 실마리 “재벌개혁과 공정거래” ‘소상공인 경쟁력강화 포럼’ 공동대표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

기사입력2017-02-15 18:1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소상공인 스스로 소상공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 ‘소상공인 경쟁력강화 포럼’(이하 소상공인포럼)이 문을 열었다.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소상공인과 국회의원, 학자,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한 모임이다.

중기이코노미가 15일 만난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이 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공인회계사인 채 의원은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경제개혁연대, 경제개혁연구소 등 시민단체에서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혁하는 일에 앞장서왔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20여년간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경제개혁연대, 경제개혁연구소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혁하는 일에 앞장서왔다. ©중기이코노미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문제는 제가 그동안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부분입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며 참여연대 등 경제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게 됐고, 시험 통과 후엔 시민운동 차원을 뛰어넘어 시장 참여자로서 재벌개혁을 추진하고 싶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 합류했습니다. 최근에는 예산감시네트워크에서 활동하며 예산 감시활동도 했습니다.”

채 의원은 지난해 20대 국회에 처음 등장한 초선 의원이다. 2012년 대선당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진심캠프에서 공약개발 총괄업무를 맡으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시민활동을 넘어 정책참여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이뤄보고자 본격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소상공인, 사회와 소통하면서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자

“소상공인포럼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상공인 스스로 체감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함께 소통하고, 사회적 이해를 이끌어내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 소상공인들이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입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유지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장환경 속에서 정부지원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600만명의 소상공인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공감 속에서 소상공인 포럼이 발족된 것이다.

지난 1월13일 열린 ‘소상공인 경쟁력강화 포럼’ 발기인 대회. 왼쪽부터 포럼 공동대표로 선출된 새누리당 송석준 의원,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사진=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 사업분야는 매우 많고, 각기 다른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주로 사례 위주로 문제점들을 주장해왔죠. 소상공인포럼은 소상공인의 문제를 주제별로 나눠 현상과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구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현장의 소상공인들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점을 취합하고,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정부와 정치권이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채 의원은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라고 했다. 수익이 나려면 매출이 늘어야하고 비용은 줄어야 한다.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소상공인 스스로의 전문성과 차별성을 갖춰야 한다. 소상공인포럼은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업종과 새로운 업종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저성장과 경제불황 하에서 소상공인 스스로가 매출을 늘리는 게 녹록하지 않다. 내수진작으로 소비를 늘리고, 또 이를 위해서는 소득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 해결 등 근본적으로 풀어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소비자가 쓸 돈이 있어야 하는데, 소득은 늘지 않고 고용은 불안하니 소상공인 매출이 늘어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채 의원은 전문성과 차별성을 갖춘다면, 어느 정도 자생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과당경쟁, 회전문창업 등 소상공인이 안고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정보부족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지자체에서 상권분석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자영업자가 창업·재창업을 할 때 정보가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채이배 의원은 지난해 20대 국회에 처음 등장한 초선 의원이다. 2012년 대선당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진심캠프에서 공약개발 총괄업무를 맡게 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중기이코노미

그는 동네마다 치킨집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도 정보의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창업을 할 때 창업지역의 인구·연령·라이프스타일 등을 포함한 수요분석과 공급현황, 예상매출액 등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과당경쟁과 사업실패를 줄일 수 있는데 현재는 이러한 정보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창업하는 일이 태반이라는 얘기다.

유통비용·카드수수료 줄이는 것이 비용절감 해결책

비용절감은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또 다른 축이다. 채 의원은 유통비용을 줄이는 것과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외식업이나 유통업이 절반 이상인 소상공인들은 유통단계를 줄여 물건을 싸게 공급받는 것이 중요하죠.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이 지역이나 업종별로 단체를 구성해 구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가맹점 단체구성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경제적 약자의 위치에 있다. 협상력도 약하거니와 법적인 단체가 아니면 대기업 등에서는 협상자체를 하지 않으려 한다. 채 의원은 다양한 분야의 소상공인들이 각각의 단체를 만들어 중간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대기업과도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는 경쟁력 약화의 원인중 하나다. 채 의원은 “1999년 도입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순전히 세원투명화를 통한 세원확보에 목적이 맞춰져 있다보니, 현재 불합리한 요소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채 의원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이 늘면 소비자는 포인트도 쌓이고 소득공제도 받는 등 편익이 증가한다. 신용카드 회사와 전산시스템을 연결해주는 밴(VAN)사들도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 모든 비용을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자영업자들이 떠안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생기는 것은 좋지만,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채 의원에 따르면, 현금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결제수단이고 그 다음이 직불카드, 체크카드, 신용카드 순이다. 하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서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은행 직불카드는 은행에서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 신용카드 회사가 운영하는 체크카드가 들어섰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지불해야하는 신용카드의 한 종류일 뿐이라는 게 채 의원의 얘기다. 따라서 카드수수료가 없는 직불카드와 같은 기능을 갖는 카드사용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벌개혁·공정거래질서 확립이 소상공인 문제 해결 첫 단추

채 의원은 최근 당 차원에서도 세 차례의 간담회를 열어 소상공인 관련 학회, 소상공인 관련 단체, 대형유통사업자 등 소상공인과 관련한 현안을 듣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채 의원은 소상공인들이 안고 있는 현안을 해결하는데 앞서 무엇보다 재벌개혁과 공정거래질서 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벌의 지배구조가 개선돼야 재벌의 경영도 바르게 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도 공정해질 것이며,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좋아지면 그곳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주어져 결국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대기업의 낙수효과라고 주장했던 것들이 현재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부조리한 재벌 지배구조와 불공정한 거래질서만 팽배해 있죠. 재벌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지금의 시장질서를 풀어가는 첫 번째 단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