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 10개 중 6개는 3년 이내에 문을 닫는다. 투자 생태계가 미비하고 판로개척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통계로 본 창업생태계 제2라운드’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진입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3만 벤처시대’가 열리는 등 창업 1라운드는 성공을 거뒀지만, 벤처기업 62%는 3년을 채 못 버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0년전과 비교해 창업 등록단계는 12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되는 등 창업장벽은 크게 낮아졌다. 창업에 걸리는 시간도 22일에서 4일로 줄었다. 창업부문 경쟁력 순위도 116위(175개국 대상)에서 11위(190개국)로 뛰어 올랐다. 이같은 창업지원 인프라에 힘입어 벤처기업 수는 사상 최대인 3만개를 넘어선 것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창업 3주년을 맞는 기업은 전체의 38%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에서도 스웨덴(75%), 영국(59%), 미국(58%), 프랑스(54%), 독일(52%) 등에 크게 뒤처져 조사대상 26개국 중 25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창업 2라운드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민간 중심 벤처투자 생태계 미비 ▲판로 개척난 등을 꼽았다.

‘엔젤투자’ 규모는 2014년 기준 834억원으로 미국(25조원)의 0.3%에 불과했다. 해외에서 본 한국 벤처의 투자매력도 낮다. 스페인 나바다 경영대학원이 M&A(인수·합병)시장, 금융시장 성숙도 등으로 전세계 벤처투자 매력도를 평가한 결과, 한국은 미국의 80% 수준에 불과했다. 이와함께 전국적인 유통망도 없고 해외수출 경험도 부족했다. 벤처기업의 65.6%가 국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74.9%는 ‘해외에 수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젠 벤처기업 창업 3년 이후를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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