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이 잦은 보험설계사 즉 ‘철새’ 보험설계사로 인해 보험소비자의 피해가 줄어들지 않자, 보험회사 등이 보험설계사의 과거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모집경력조회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생·손보협회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4년말 기준 생·손보협회 소속 보험설계사는 총 61만3911명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말까지 다른 보험회사로 이동한 설계사는 8만1460명으로 총 등록인원 대비 13.3%였다. 소속 회사를 한 번 옮긴 설계사(55.4%)가 가장 많았지만, 3회 이상 회사를 바꾼 설계사도 20.3%에 이른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러한 철새 보험설계사로 인해 보험소비자들은 계약관리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잃게 된다(고아계약). 또 철새 보험설계사 중 일부는 새로운 계약모집 실적을 올리고 판매수수료(보험모집수당)를 받기 위해, 기존계약을 해지하고 신계약을 유도해 보험소비자의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험회사와 대리점간의 과도한 스카우트 경쟁 때문에 철새 보험설계사가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또 대형법인 보험대리점이 고율의 선지급수수료(수당)를 지급하는 것도 철새 보험설계사를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일반적으로 보험회사에서 지급하는 수당은 월납보험료의 600%다. 하지만 대형대리점은 최대 1000%까지 지급하고 있다.

이로인해 계약관리를 부실하게 하거나 승환계약을 하는 등 불완전판매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만 애꿎게 피해를 입고 있다. 승환계약이란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가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고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거나,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고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금융당국이 이같은 승환계약을 제한하고, 장기우수설계사에 대한 혜택을 부여하거나 보험업계의 자율적인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간접규제를 하고 있지만 철새 보험설계사를 막는데는 한계가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철새 보험설계사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험설계사의 과거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모집경력조회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자고 제안했다. 보험사가 보험설계사 채용시 경력조회 등을 통해 철새 보험설계사를 사전에 걸러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 보험대리점의 경우 전속설계사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조치가 미흡하다며, 제재양정기준을 정비해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과도한 선지급수수료 체계를 개선하고, 보험설계사에 대한 과도한 스카우트 경쟁을 자제할 것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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