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법인)를 설립하려면 으레 법무사부터 찾지만, 온라인으로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http://www.startbiz.go.kr)을 통해 세무서, 등기소 등 관련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손쉽게 법인을 설립할 수 있는 것이다. 온라인을 통하면 50만원 정도의 법무사 위임비용을 아낄 수 있고, 법인설립 기간도 10일 이상 단축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하지만 온라인상 공증을 받을 수 없어 조사보고서를 작성할 때 지분없는 이사나 감사가 필요하다.

창업진흥원이 지난 2010년부터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을 관리·운영한 지 약 7년이 지났지만, 아직은 이용률이 높지는 않다. 지난해 새로 생긴 9만6155개 법인 가운데 온라인으로 설립한 법인은 6.3%인 6048개에 불과하다. 2015년에는 5.4%(9만3768개/5045개), 2014년에도 5.3%(7만6808개/4052개)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도 좀처럼 이용률이 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창업진흥원 정보관리부 이동윤 주임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법인을 설립하려면 무조건 법무사를 통해 하는 걸로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인식하고 있다”며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을 알게 되더라도, 설립과정에 법적인 내용이 있다 보니 자칫 실수를 할까 봐 그냥 법무사를 찾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 이용시 장점

<자료=중소기업청>

그러나 온라인을 통해 법인설립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이 주임은 “시스템 접속 이후 각 과정마다 자세하게 관련 법령용어 및 주의할 점을 도움말로 넣어놔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며 “창업진흥원 내부에서 시스템상 모든 절차를 모니터링하고 있어 직접 절차를 진행하다 실수로 잘못 등록하더라도 상담원이 안내해 준다”고 소개했다.

만약 법무사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하려면, 온라인에 접속해 처리할 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은행, 시군구청, 국세청 등을 찾아 주식회사 설립등기신청서 등 28개의 서류를 직접 작성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걸리는 기간은 약 14일 정도다. 하지만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을 이용하면 3일이면 충분하다. 금융결제원, 행정자치부 등 각 기관과 연계돼있어 직접 방문할 필요없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법무사에게 맡기면 서류를 직접 작성하거나 준비하는 번거로움은 없지만, 비용이 든다. 대행료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평균 50만원 정도다. 자본금 5000만원 규모의 법인을 설립한다고 가정하면, 온라인으로 설립시 법인등록면허세 24만원(지역마다 상이), 교육세 4만원, 등기수수료 2만원, 잔고증명수수료 2000원 등 총 30만2000원이 필요하지만, 법무사에게 맡기면 대행료 50만원을 추가해 8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온라인으로 법인을 설립할 때 ▲법인인감증명서 등 등기소 등에 제출할 문서를 스캔할 수 있는 스캐너 ▲법인설립 구성원의 회원가입 ▲지분없는 이사 및 감사 1인(주식회사만) 선정 ▲개인공인인증서 ▲법인인감도장 ▲자본금통장(주식회사만) 등을 준비해야 한다.

온라인법인시스템 이용시 준비사항

<자료=중소기업청>

상법 제409조 제4항에 자본금 총액이 10억원 미만인 회사의 경우에는 감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지분 없는 이사 혹은 감사 1인이 있어야 한다. 상법 제298조에 따른 조사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다. 만약 지분없는 이사나 감사가 없다면 조사보고서 공증을 받아야 하는데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 상 공증은 받을 수 없다.

이와관련 창업진흥원 이동윤 주임은 “개인이 직접 법인을 설립해 비용부담을 줄이는 것이 시스템을 구축한 취지”라며 “공증을 받게 되면 많은 비용이 필요해 시스템을 만든 취지와 어긋난다”고 했다.

법무법인 신한의 한 변호사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조사보고서에 대한 공증을 받는 절차는 굉장히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대부분 지분없는 이사나 감사를 선임한다”고 말했다. 또 우영회계법인 한 회계사도 “조사보고서 공증을 받는 경우는 한 번도 본적이 없다”며 “비용이 든다고 하면 그냥 지분없는 이사나 감사를 선임한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무사는 “조사보고서 공증을 받으려면 최소 100만원이상 든다”며 “99%가 지분없는 감사나 이사를 선임한다”고 밝혔다.

절차는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에 접속해 ▲기본정보입력 및 서식작성 ▲잔고증명신청(주식회사 설립시) ▲법인등록면허세 신고 및 납부 확인 ▲법인설립등기신청 ▲사업자등록신청 ▲4대사회보험 신고 확인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한편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을 이용할 때 외국인의 경우 법인설립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없다. 또 이 시스템으로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할 수 없으며, 이미 설립된 법인의 변경등기업무는 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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