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막연한 가능성과 진입장벽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섣부르게 뛰어들었다가는 실패를 맞볼 수 있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수출하려 한다면, 다양한 제품이 거래되는 시장인 만큼 제품과 시장에 대한 이해가 우선 필요하다.

의류·뷰티·패션 제품 수출, 대부분 중국행

2015년 10월 관세청이 발표한 ‘전자상거래 수출(역직구)동향’을 보면, 2014년 9월부터 2015년 8월 사이 수출된 103개 품목 중 매출액 기준으로 의류가 51.9%로 가장 많았고, 이어 뷰티제품(20.5%), 패션용품(11.6%) 순이다.

이를 보고 의류와 뷰티제품, 패션용품에 대한 수출을 준비한다고 하자.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를 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같은 기간 판매된 의류 수출금액 2908만9000달러 중 2754만5000달러는 중국에서 구입했다. 뷰티제품 1150만1000달러 중 840만6000달러, 패션제품 651만7000달러 중 449만1000달러가 중국으로 향했다. 국내 전자상거래 수출 상위 품목 대부분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역직구에서 42.2%를 차지한다.

중국 다음으로 역직구 비중이 높은 싱가포르와 미국의 상위 3개 품목을 보면, 싱가포르는 전기기기(28.5%), 뷰티(28.1%), 생활·주방기구(18.9%) 그리고 미국은 전기기기(47.1%), 패션(14.6%), 생활·주방기구(11.0%) 순이다. 

페이팔이 지난 21일 ‘중소기업 온·오프라인 해외진출 설명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역직구에서 의류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음악이나 영화, 미술과 같이 여가나 취미 또는 교육을 위한 도서·디지털 제품과 가전제품, 여행·교통 관련 직구비율도 높다. 한국기업이 주력하는 화장품·미용제품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수출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의류와 뷰티제품, 패션용품을 수출한다고 하면 수출지역은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한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의 김현수 대리는 “전자상거래 수출을 준비하기에 앞서 어디에 무엇을 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야 한다”며 “이런 고민은 제품생산 단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디에, 무엇을 파는지에 따라 제품의 특성도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같은 파운데이션 제품을 수출하더라도 아시아인과 중남미, 유럽인이 선호하는 피부톤이 다르다. 그렇다면 온라인 쇼핑몰에 제품을 판매할 때 대상국가에 따라 다른 피부톤을 감안해 제품옵션을 제공해야 한다. 또 국내에서는 옷을 판매할 때 프리사이즈로 많이 판매하지만 해외에서는 체형도 다르고, 프리사이즈 개념 자체가 없는 곳도 있다.

<자료=페이팔/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판매하는 지역에 따라 제품을 어떤 형태로 판매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김 대리는 “식품의 경우 한개에 1000원, 1500원인데 배송비가 훨씬 더 들 수도 있다. 고형질의 제품을 액체나 분말로 바꿈으로써 배송비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온라인판매에 있어 SNS마케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무작정 제품을 홍보하는 글만 올리는 것은 효과가 떨어진다. 소비자에게 유용하거나 흥미가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이 구독하게 해, 잠재적 소비자를 확보하는 방향이 좋다. 

또 SNS는 소비자가 커뮤니케이션하기 가장 편하게 느끼는 통로다. SNS를 홍보창구로만 생각하지 말고, 상품에 대한 사용후기나 개선 또는 피드백을 받는 통로로 사용해야 한다. 중국을 타깃으로 하고 만든 제품의 경우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활용한 SNS마케팅은 소용이 없다. 중국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대한 접속 자체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보나 위챗, 투도우, 요우쿠와 같은 SNS채널을 대체제로 사용해야 한다.

SNS에서 제품을 홍보할 때 온갖 수식어를 통해 제품의 장점을 어필하는 경우가 많지만, 꼭 좋다고 볼 수 없다. 김 대리는 “한국의 쇼핑몰에서는 여러 수식어를 동원해 꾸민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구입한다면 검색창에 ‘한국, 화장품’ 두 단어를 검색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제품에 대한 검색은 일반명사로 하는 것이 보통이다. 검색사이트 뿐만 아니라 쇼핑몰 사이트 내에서도 검색시 상위에 노출되도록 상품명과 상품설명은 직관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특정 브랜드를 통해 한국제품을 접하는 경우는 적다”고 말했다.

해외 직구 소비자와 피드백을 직접 주고받는 것이 어렵다면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통계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나 바이두 통계를 이용하면 일일 접속자 수나, 접속 국가·언어·연령 등의 관련 통계를 통해 소비자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평균 세션시간이나 홈페이지 이탈률과 시점, 행동흐름 등을 분석하면 개선해야 할 내용도 발견할 수 있다.

해외 온라인 쇼핑 사이트 ‘아마존’은 제품을 판매할 때 배경은 투명하고 5~6줄의 간단한 설명만을 요구한다. <이미지=아마존 홈페이지>

전자상거래가 처음이라면 Kmall, 이후 아마존·이베이로 진출

온라인 직판이 처음이라면 정부나 각종 기관에서 시행중인 지원사업을 활용해 첫 발을 들이는 것이 좋다. 한국무역협회에서는 해외판매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 ‘Kmall24’를 운영하고 있다. 이베이, 아마존, 글로벌티몰 등과 연계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페이팔·알리페이와 같은 해외결제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제품을 Kmall24의 창고까지만 보내주면 된다. 이후 해외배송과 소비자 문의 등은 무역협회에서 대신한다. 또 해외바이어들이 Kmall24를 통해 제품을 접하고 대량주문을 문의할 경우 이에 대한 응대를 맡을 담당팀도 있어 수출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