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생산성 악화→절감→中企 전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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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생산성 악화→절감→中企 전가” 우려 생산성 격차 감소에도 임금격차 그대로…“동반혁신, 성과공유 필요”

기사입력2017-02-27 18:27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10년 이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생산성 격차는 줄고 있지만, 임금 격차는 그대로다. 대기업의 생산성 자체가 감소한데 따른 이유가 더 크지만, 생산성 악화로 비용 등을 절감하면서 하도급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에 이를 전가함으로써 임금 격차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010년 이후 중소·대기업간 생산성 격차 다소 축소

산업연구원이 27일 발표한 ‘기업규모별 생산성 격차 분석과 해소 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대·중소기업간 생산성 격차는 2000년대 이후 벌어지다 2010년 이후 다소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1년부터 2005년 사이 7.98%, 2006년부터 2010년 사이 3.88%를 나타낸 반면 중소기업은 5.00%, -0.1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생산성 수준도 69.1%에서 56.6%로 급락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달라졌다. 2011년 중소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1.50%로 상승세로 돌아선 반면 대기업은 -1.40%를 기록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생산성 수준도 63.6%까지 올라왔다.

<자료=산업연구원/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특히 2011년에서 2014년 사이 20~49인 사업체의 생산성 증가율은 2.6%로 모든 기업군 중 가장 높았다. 500인 이상 기업군의 경우 같은 기간 -1.75%로 모든 기업군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산업연구원 김원규 선임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외향적 투자를 확대해 온 대기업의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외환위기를 맞았고, 대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그 결과 2000년 이후 대기업 생산성 증가율이 다시 중소기업을 앞설 수 있었다. 또 중국의 WTO 가입 이후 대기업의 역할이 커진 점도 이유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또 “2010년대 들어 격차가 축소된 것은 중소기업 생산성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대기업 생산성 자체가 감소한데 기인한다”며 “2010년 이후 중소기업의 생산성 증가율 향상도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생산성 관계없이 임금격차 확대…성과급·특별급 격차 커

하지만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는 생산성 격차 변동과는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고용노동통계포털의 산업·규모별 임금 통계자료를 보면, 2008년 5~299인 이하 중소제조업 근로자의 상용임금총액은 약 232만원으로 300인이상 대기업의 상용임금총액 405만원과 173만원 차이가 난다.

2011년부터 2014년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높은 생산성 증가율을 보이며 생산성 격차를 줄인 시점이다. 하지만 임금격차는 그러지 못했다. 2011년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상용임금총액비율은 53.7%며, 2012년 54.0%, 2013년 53.7%, 2014년 53.1%으로 점점 낮아졌다. 2014년 중소제조업 상용임금총액은 292만원이며, 대기업은 551만원으로 약 259만원 차이다. 2008년과 비교하면 86만원이 더 벌어진 셈이다.

임금 격차는 정액급여 보다는 초과급여와 특별급여에서 더 두드러진다. 2008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용정액급여 차이는 약 59만원이며, 2014년에는 79만원으로 20만원 가량 더 벌어졌다. 반면 상용초과급여는 2008년 16만6000원에서 2014년 30만원, 특별급여는 84만8000원에서 145만7000원으로 벌어졌다. 2014년 중소제조업의 정액급여는 대기업의 74.9%지만, 초과급여는 52.9%, 특별급여는 19.0% 수준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의 노민선 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성과급과 특별급의 격차가 벌어진 것이 근본적인 이유로 보인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가 완화된 것은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개선됐다기 보다는 대기업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맞다. 그러나 대기업의 생산성 악화가 비용절감 노력으로 이어지고, 하도급 관계에서 중소기업에 전가함으로써 격차가 확대됐다. 대기업이 협력 중소기업에 비용전가를 할수록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우려했다.

또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내일채움공제’와 같이 성과공유 모델을 더욱 활성화하고, 성과공유모델에 대한 세제 혜택과 함께 성과공유제 시행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와관련 산업연구원 김원규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대·중소기업을 나눠서 생각하기 보다는, 산업 전반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고민해야 한다”며 “대기업은 주렵업종의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시행하고, 대·중소기업의 동반 혁신을 위해 공동 기술개발을 강화해 사업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