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A코리아는 O2O 어플리케이션인 ‘카피플’ 서비스 인수과정에서 SK테크엑스의 일방적인 결렬 결정으로 인해 사업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자료=CSA코리아>

CSA코리아는 지난해 6월 자동차 인테리어 서비스를 O2O로 연결해주는 ‘카피플’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테크엑스로부터 자산인수 및 운영계약 제의를 받고, 인수협상을 진행했으나 지난해 11월9일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인수협상 과정에서 CSA코리아 황성수 대표가 SK테크엑스 사업협력팀장과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을 보면, 구체적인 협력모델과 함께 수익분배 방식 등의 내용을 담은 사업보고가 지난해 9월 SK테크엑스 대표이사에게 전해졌다. 이어 2차례 실사 이후 사업모델에 대한 5개년간의 손익계산 내용을 첨부해 10월12일 대표이사에게 또 한번의 보고를 한다.

당시 보고자료를 보면, 해당 사업모델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2017년 2.3%에서 2020년 19%까지 상승하고, 매출은 매년 100% 가량 증가한다. SK테크엑스가 협상결렬 이유로 주장하는 ‘낮은 사업성’과 상반된 내용이 대표이사에게 보고된 것이다.

인수협상 결렬의 실제 이유가 ‘낮은 사업성’이 아닌 ‘인수가격’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은 CSA코리아 황 대표가 SK테크엑스 사업협력팀장과 주고받은 메신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수결렬 원인…사업성 언급없고 인수가격 이견

CSA코리아는 인수과정에서 SK테크엑스가 지속적으로 가능성을 확신시켰다고 주장한다. 반면 SK테크엑스는 개인의 의견일 뿐, 회사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의견을 전달한 적은 없다고 말한다.<이미지=CSA코리아>

또 CSA코리아를 스타트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고, CSA코리아를 SK테크엑스에 소개했던 SK텔레콤 담당자가 보낸 메신저 내용에도 ‘인수가격’에 대한 문제가 나타난다. 11월2일 황 대표가 인수진행 과정에 대해 물어보자, SK텔레콤 브라보리스타트 운영팀 담당자는 “사업을 인수해서 하는 것은 합의가 된 사항이고, nego가 시간이 걸리는 사항이니, 텔레콤도 기다려 달라고 피드백을 받았다”고 전했다. SK텔레콤과 SK테크엑스 담당자의 얘기를 종합하면, 인수협상이 최종 결렬(11월9일)되기 1주일전 만해도 협상의 쟁점은 ‘높은 수익성’을 전제한 상태에서 ‘인수가격’만이 문제였던 셈이다.

이와 관련 CSA코리아 황 대표는 “협력모델 설정과 함께 구체적인 금액 얘기가 오고갔다”며 “10월2일 (SK테크엑스 대표이사에 대한) 보고이후, 자산인수 금액에 운영비를 더한 18억8000만원이 과하다는 얘기가 있었고, 이에 10%까지는 양보할 의사가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대한 답변이 없어 11월에 다시 문의를 한 것이었으며, SK테크엑스는 이에대해 아무런 피드백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이후 5개월여동안 진행됐던 인수협상이 깨진 것이다.

이어 황 대표는 “카피플에 대한 사업성 평가는 어느 정도 이미 확정이 된 상태였으며, 인수도 최종협상 금액만 남아있는 상태였다”며 “SK테크엑스가 인수에 대해 확신을 줬기 때문에 60억원에 이르는 투자제안도 거절했는데, 일방적이고 석연치 않은 인수결렬로 인해 손해를 입고 사업기회도 날려버렸다”고 주장했다.

CSA코리아는 3번의 실사를 통해 인수를 위한 모든 평가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SK테크엑스는 현장방문을 통한 진짜 실사는 없었다고 주장한다.<이미지=CSA코리아>

그러나 SK테크엑스의 대외협력팀 김은태 부장은 중기이코노미의 취재과정에서 “실사도 들어가지 않은, 그저 인수협상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단계였다. 본 협상은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CSA코리아와 진행됐던 과정은 어디까지나 비즈니스모델을 선정하는 과정이었지, 실질적인 인수협상이 아니었다. 자산인수 가격과 수익배분 금액도 비즈니스모델을 설계하는 과정에서의 하나의 가정이다”고 말했다. 즉 인수를 위한 본협상은 시작도 안했고, 5개월여 동안 비즈니스모델을 선정하기 위한 협상을 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CSA코리아 황 대표는 본협상도 아닌 사전협상에 매달렸다는 얘기가 된다.

‘인수가격이 문제였다’는 메신저 내용에 대해 김 부장은 “담당자가 CSA코리아측을 생각해 좋게 말하고자 한데서 오해가 온 것 같아, 이에 대해 다시 정확히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말 잘못했다면 법원이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하거나 소송을 하면 될 것이다. 담당자의 말만 듣고 주장하는데, 인수와 관련 SK테크엑스의 이름으로 공식 전달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김 부장의 말을 종합하면, CSA코리아의 황 대표와 SK테크엑스 사업협력팀장 그리고 SK텔레콤 브라보리스타트 운영팀 관계자간의 인수협상(본협상이든, 사전협상이든)은 있었지만, SK테크엑스가 공식적으로 협상에 참여해 논의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즉 SK테크엑스 사업협력팀장이 얘기한 내용은 팀장 개인의 의견일 뿐, SK테크엑스의 공식입장이 아니어서 그에 대한 책임도 없다는 얘기다.

특히 SK텔레콤 브라보리스타트 운영팀 관계자가 보낸 메신저 내용에 대해서도 김 부장은 “인수협상은 SK테크엑스와 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SK텔레콤이 할 역할은 없다. 또 SK텔레콤에 그런 의견을 전달한 적도 없다”며 “어디까지나 사업성에 대한 평가가 인수결렬의 주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CSA코리아는 인수가 결렬된 것은 ‘낮은 사업성’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SK테크엑스는 사업성에 대한 평가가 주된 이유라고 맞섰다.<이미지=CSA코리아>

인수가격 이외 인수협상이 결렬된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는 카피플의 운영주체다. 인수가 거절된 정확한 사유를 알려달라는 황 대표의 요구에 SK테크엑스 사업협력팀장은 메신저를 통해 “첫째는 (카피플의 자동차 인테리어 사업) 이쪽이 중소사업자들이 하는 판인데, SK이름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부담스럽다. 두번째는 CSA(코리아)에 대한 사업 controllability(제어)에 대해서 좀 애매하다. 운영대행이지만 영업이나 사업 전문 노하우는 CSA(코리아)가 가지는데, 이 부분도 좀 걱정이다. 큰 맥락에서 두가지 이유였다”고 했다.

인수계약이 이뤄진 경우 운영과정에서 ‘영업이나 사업 전문 노하우’를 CSA 코리아가 독점하는 것에 대해서 SK테크엑스 측이 부담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수협상 과정에서 논의된 내용을 보면, 카피플의 운영은 매년 운영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CSA코리아가 담당하며, 향후 CSA코리아 전체에 대한 인수도 논의한다는 것이었다.

CSA코리아가 실질운영을 맡는 만큼 SK테크엑스로서는 CSA코리아 전체를 인수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만약에 사업이 잘 되는 과정에서 CSA코리아가 계약갱신을 거부하는 경우 카피플 가맹점과 운영노하우 모두를 CSA코리아에 뺏기고, SK테크엑스는 건질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CSA코리아의 인수가격이 올라가는 것 또한 부담이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매년 계약갱신 조건을 넣은 것은 그만큼 사업성이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사업협력팀에서 작성한 카피플 사업을 보면, 매년 100%씩 성장한다는 사업모델인데 이를 신뢰하기 어려웠다”며 “CSA코리아 전체를 인수하는 것도 공식 논의한 바 없다. 운영조건에 대한 부담은 결렬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CSA코리아가 실질적인 운영을 한다지만, SK테크엑스가 마케팅 등을 통해 가맹점을 모으지 못하면 사업이 잘 될 수 없다”며 “수익이 나지 않아 SK테크엑스가 계약갱신을 하지 않으면, CSA코리아는 카피플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연단위 계약갱신을 받은 이유는 SK테크엑스가 요구한 계약갱신의 요건을 맞출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년 계약을 갱신하면서 CSA코리아 전체 인수를 논하는 내용도 인수 조건에 있었다. 9월 이후 협력모델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 CSA코리아 전체 인수에 대한 논의가 인수조건에서 빠진 것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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