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시작으로 약 2주간 치러진다. 양회는 중국 최고 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1년에 한번 개최하는 회의다. 지난해의 경제성과를 되돌아보고, 올 한해 중국정부의 거시정책 목표 및 정치·경제·외교·사회·안보 등 전반에 걸친 국정운영 방향을 확정한다는 점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행사다. 특히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입장에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15년 6.9%에서 지난해 6.7%로 둔화세를 보이는 가운데 양회는 올해 6%대 성장을 통한 연착륙, ‘온중구진(穩中求進)’ 기조를 고수할 것이란 분석이다. ‘온중구진’이란 안정 속에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으로 온(穩)은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진(進)은 발전방식의 전환과 경제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고도성장세에서 중속성장세로 돌아선 최근 중국의 경제발전 정책기조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단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따라서 경제전반이 안정을 추구하는 분위기로 흘러갈 전망이다. 그러나 13차 5개년 규획(13.5 규획, 2016~2020년)의 핵심이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개혁인 만큼 ‘공급 측 구조개혁’, ‘제조업 혁신 강화’ 등의 정책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무역보호주의와 트럼프노믹스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일대일로, 징진지 프로젝트, 자유무역 시범구 확산과 같은 국가적 프로젝트가 대거 시행될 예정이다. 내수 진흥을 통해 중속성장으로부터 탈출하겠다는 것이 중국정부의 구상이다. 아울러 동남아, 중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과의 경제협력도 확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대외적 리스크를 줄이고,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국내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환경 및 서비스산업 등의 정책도 구체화할 것으로 평가된다.

양회 이후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할 수 있다. 우선 ‘13.5 규획’기간 이뤄질 산업구조조정 정책은 중국의 대표기업 육성과 맥락을 같이 하기 때문에 중국기업 보호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대목이다. 장기적으로는 과잉공급 조절, 제조업 혁신에 따라 중국제품의 품질향상이 예상됨에 따라 국내 관련기업의 경쟁력 역시 강화해야 한다.

기회요인도 있다. 중국의 제조업 혁신 정책에 따라 첨단기술 및 설비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 여가, 문화체육 등의 산업 육성과 양로, 보건 등 공공서비스부문의 향상을 위해 중국정부가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관련 국내 서비스기업의 진출 확대도 예측할 수 있다. 환경산업 정책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여 친환경, 저탄소 관련 제품 및 생산설비의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일대일로, 국유기업 개혁 등을 추진함에 따라 인프라 확충, 민관합작투자사업(PPP) 프로젝트도 예상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PPP 관련 총 투자액은 13조5000억위안으로 꾸준히 늘고 있으나, 집행률은 31.6%에 불과하다. 이밖에 자유무역 시범구 확산정책에 따라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각 시범구에서 제공하는 혜택과 지리적 요건 등을 비교해 유리한 진출전략을 세울 수 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