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연예인지망생들과 부당한 계약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피,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거대 연예기획사를 비롯 모두 8개 기획사의 연습생계약서를 심사했고, 그 결과 소속사 연습생과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7일 밝혔다.

공정위가 발표한 부당 계약조항을 보면 연습생 귀책사유로 계약해지 시, 투자비용 대비 2배에서 3배의 금액을 위약금으로 요구해 계약해지를 제한하는 조항이 있다. 연습생들에게 부당한 경제적 압박을 가해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으로, 약관법 제8조에 따라 부당한 조항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연습생 3년 평균 투자비용은 5300만원이며, 기획사들이 계약해지로 입는 손해는 교육비 및 관리비용 등 교육에 투자한 직접 투자비용과 관련기간 동안의 소정의 이자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중기이코노미

부당 계약조항에는 기획사와의 전속계약 체결을 강요하는 조항도 있었다. 조사대상 중 3개 기획사는 계약기간 만료 후 현재 소속 기획사와의 전속계약 체결의무를 부담시켰다. 전속계약 체결을 거부하면 투자비용의 2배를 반환하도록 해 약관법 제11조 제1호와 제3호에 위배된다.

연습생들은 이처럼 기획사와의 계약해지가 어려운 반면, 기획사들은 별도의 유예기간이나 사전통지 없이 연습생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첨부했다. 공정위는 “해당 조항이 연습생에게 주어진 이익을 상당한 이유없이 박탈하고, 기획사의 계약 해지권 행사요건을 완화해 연습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어 약관법 제11조 제2호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 기획사들은 자신들의 명예나 신용 훼손과 같이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사유로 연습생과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넣기도 했다.

이와함께 연습생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해지 시 위약금 즉시 납부 또는 납부기한을 지나치게 짧게 설정함으로써 법률에 보장된 권리를 부당하게 배제하거나, 연습생 계약과 관련한 분쟁은 일률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만 다툴 수 있도록 해, 관할지역 외에 거주하는 연습생에게는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조항을 넣기도 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연예인지망생은 100만명에 이른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중문화예술종합정보시스템’을 보면, 7일 기준 등록된 연예기획사 수는 2072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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