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밤중에 잠을 깨는 경우가 잦다. 휴대전화에 설치해 둔 ‘지진 알림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이후 만약을 대비해 깔아뒀는데 요즘들어 부쩍 울리는 횟수가 늘었다. 메시지를 보니 올해 1월부터 3월7일까지 총 34건의 지진(진도 2.0이상)이 발생했다. 일주일에 2일이상 지진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3월 들어서는 총 9차례의 지진이 있었다. 지진계에만 기록될 뿐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미미한 지진까지 알려준다는 것을 감안한다해도 꽤 빈번하다. 한국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듯 하다.

국민안전처는 지난해 경주 지진이후 지진대비 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1월에는 지진시 대피요령을 알리는 ‘지진국민행동요령’이라는 책자를 발간해 무료로 배포했다. 또 지진재난시 2층 이상 건축물 내진설계 의무화, 기존 건축물 내진보강시 감세 인센티브 부여 등을 포함하는 건축법 시행령도 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경주 지진의 원인을 조사하고, 지진 피해자들의 심리상담 등도 진행중이다.

그런데 안전처가 시행중인 대책 대다수가 형식적이거나, 사후대책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제 지진이 났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빠른시간 안에 대피하느냐이다. 1월 기준 전국에는 7437곳의 옥외대피소와 2044곳의 실내구호소가 있지만, 해당시설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모르는 시민이 대부분이다. 안전처는 지난 1월중으로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국가공간정보, 안전지도 홈페이지 및 어플 등에 지진대피소 현황을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생활안전지도 어플을 다운받아 아무리 살펴봐도 근처의 대피소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홈페이지등에서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 기존건축물에 내진보강을 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줄게 아니라 안하면 세금을 내도록 해 의무화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전국에 당장 시행하기 어렵다면 인구가 밀집된 주거지역만이라도 적용하면 된다. 올해 지진예산은 지난해 대비 200%이상 증가한 3669억원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재난대책으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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