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창업가나 영세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영업 또는 제조 등 본업을 하는데 바쁘고, 전문가를 고용하기도 어려워 세무회계를 제대로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죠. 좋은 제도가 있고, 그 제도에 맞는 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도 알지 못해 잘 활용하지 못합니다. 특히 세무처리를 잘못해 나중에 손해를 입기도 합니다.”

한국재무포럼의 오종원 공인회계사는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세무회계 관리자나 경영자가 관련 법규를 잘 알고, 개정된 사항들을 제때 파악할 수 있도록 평소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한상의 등 각종 경제단체에서 중소기업 CEO와 세무회계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기초세무회계’ 실무교육을 하면서 느낀 점이다. 그는 한국재무포럼도 운영하며, 중소기업 경영에 필요한 실무정보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오종원 회계사는 “중소기업의 경우 외부의 회계전문가 도움을 받아 세무회계를 관리하다보니, 회사내부의 사정이 세무회계 업무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한다.   ©중기이코노미

“대기업은 내부적으로 세무회계 전문가를 두고, 어떤 거래가 발생했을 때 어떤 세무리스크가 있는지 체크하면서 사업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외부의 회계전문가 도움을 받아 세무회계를 관리하다보니, 회사내부의 사정이 세무회계 업무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업무용승용차를 사적으로 활용하면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생긴 직후, 많은 중소기업에서 업무용승용차의 임직원 전용보험가입과 운행일지 작성여부에 따른 세무관리상의 문제 등을 둘러싸고 혼란을 겪었다. 상당수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인터넷에서 정보를 잘못 얻어, 법리적인 해석에 근거하지 않고 불확실한 ‘~하더라’식의 얘기를 믿었기 때문이다.

업무용승용차의 운행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 업무사용비율에 따라 최대 1000만원까지 비용(손금)으로 인정하는데, 무조건 1000만원까지 비용으로 인정받는 줄 알고 있는 경영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4월1일 이후로는 임직원전용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 일반보험으로 갱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또 제조기업의 경우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를 통해 법인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데, 이를 잘 몰라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거나, 세액공제를 받더라도 현행 세법규정을 잘못 검토해 이후 국세청으로부터 추징당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 회계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전담요원 인건비가 1억원이라면, 25% 정도인 2500만원 가량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이를 알고 있으면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세무정보가 부족하면 놓치게 된다.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은 기업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공제요건도 잘 챙겨야 한다. 요건 등을 잘못 챙겨 법인세신고 후 세무조사 과정에서 공제대상이 아닌데 공제받은 것으로 확인되면, 공제받은 금액을 다시 추징당하고 여기에 가산세까지 붙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중소기업 경영자가 관심을 많이 갖는 상속증여와 관련해서도 그는 “중소기업 대표가 현금성 자산없이 주식만 보유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한 경우, 상속인들은 세금을 낼 능력이 안돼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나눠 내거나, 부동산 등 물건으로 내는 물납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신청했다고 반드시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련 요건을 알아둬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현금보유율이 높지 않아 세무문제가 발생했을 때 곤란을 겪을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법규를 우선 잘 알고 있어야 만일의 경우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고, 정상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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