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의 통행세 거래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인 내츄럴삼양(구 삼양농수산)을 거래단계에 끼워 넣어 중간 유통마진인 ‘통행세’를 받도록 한 삼양식품그룹에 대해 26억2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5일 밝혔다. 공정위가 통행세 관행을 처벌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츄럴삼양은 삼양식품의 비상장 계열사로 라면스프 등 천연 및 혼합조제 조미료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삼양식품그룹의 총수 전인장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90.1%를 소유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2008년 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이마트에 라면류 등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내츄럴삼양을 중간에 끼워 넣는 간접거래 방식을 통해 물품을 공급해왔다. 통상 다른 라면 제조업체들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와 직거래 방식으로 거래하고 있고, 삼양식품도 매출비중이 가장 큰 이마트(41.7%)를 제외하고는 직접 거래를 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내츄럴삼양에게 타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보다 높은 11.0%의 판매수수료를 지급했고, 내츄럴삼양은 거래처인 이마트에게 6.2~7.6%의 판매장려금만 지급하면서 그 차액인 3.4~4.8%상당의 판매수수료를 챙겨왔다.

또 삼양식품은 유통업체 브랜드제품인 PB제품의 경우 내츄럴삼양에게 11.0%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고, 내츄럴삼양에게 이를 전액 수취하도록 지원했다.

해당 기간동안 삼양식품이 내츄럴삼양을 통해 이마트와 거래한 규모는 총 1612억890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4.3%인 70억2200만원을 내츄럴삼양이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내츄럴삼양은 중간 마진만을 받아 삼양식품의 지원이 있기 전인 1993년 자산총액 170억원의 적자기업에서 2012년 자산총액 1228억원의 삼양식품그룹 지배회사 위치에 올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대기업집단 뿐 아미라 중견그룹까지도 실질적 역할이 없는 관계회사를 중간에 끼워 넣어 일종의 통행세를 챙기게 해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한 행위를 적발한 첫 사례”라며 “부당지원 행위에 대한 감시를 더 강화해 나가고 위법행위 적발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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