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트뢰 시옹성(위)과 레만호<사진=상상출판>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스위스 남쪽 끝에 프랑스와 국경을 맞댄 로잔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있어 세계를 하나로 엮어주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세계를 대표하고 통합하는 꽃이 스위스의 호숫가에 피어 있다. 로잔과 몽트뢰는 바다처럼 넓은 레만호(제네바호)가 품은 가장 화려한 꽃일 것이다. 그래서 스위스 특유의 여유로움과 세련된 도시 그리고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은 수많은 작가, 화가, 가수를 탄생시켰다. 예술의 향연이 흐르는 낭만적인 레만호는 스위스의 예술을 대표하는 곳이다.

몽트뢰 입구에 세워진 시옹성은 13세기경 프랑스와 스위스의 격전지였다. 그 당시 갑옷과 시옹성 지하 감옥은 수천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시인 바이런의 시 ‘시옹성 죄수’가 벽에 새겨져 있다.

몽트뢰 구시가지(위)와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사진=상상출판>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돌아서일까. 전쟁터였던 몽트뢰에서 지금은 화려한 예술이 꽃피고 있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은 1967년 프레디 머큐리가 재즈의 역사를 새로 쓴 축제다. 재즈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비비킹의 공연을 비롯해 산타나, 스팅, 딥 퍼플 등 대가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세계 최고 뮤지션들의 훌륭한 공연이 200회 이상 호반을 뒤흔든다.

찰리 채플린 동상<사진=상상출판>

미국의 소설가 마틴 시에프는 “채플린은 그저 큰 인물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위대한 사람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슬픔이 가득한 세상에 찰리 채플린은 코메디를 선사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채플린은 자신의 작업에서 이를 비켜가지 않았다. 채플린은 누구보다 큰 사람이었다”고 평했다.

모든 경계에서 피는 꽃은 강렬하다. 헤밍웨이가 종군기자를 그만두고, 소설가로 전향해 레만호에 머물면서 소설을 썼다. 이곳에서 탄생된 소설이 바로 ‘무기여 잘 있거라’다. 

전쟁과 접경이라는 시공을 초월해 피어나는 예술이야 말로 가장 화려한 꽃이다. 스위스와 프랑스의 접전지였던 몽트뢰는 예술가들이 몰려들고, 작품을 탄생시키는 도시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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