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노동시장에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면 노동시장에서 밀려 자영업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줄어 자영업 과당경쟁도 줄이는 실질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따라서 법개정으로 근로기준법 사각지대를 없애고, 법정노동시간을 준수하는 것만으로도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업은 생산성 증가, 개인은 일·가정 양립이 가능해져 노동자의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얘기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이 23일 공동개최한 미래산업과 좋은일자리 포럼 ‘저성장시대, 좋은일자리 창출대안은 무엇인가’에서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노동은 근로시간 단축의 역사”라며 “1980년 연간 2700시간을 넘었던 총근로시간이 1989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2000년에는 2512시간으로 줄었고, 2003년 근로기준법 개정의 적용범위가 사업체규모별로 확대되면서 2015년 2113시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안 연구원은 OECD 회원국의 연간 근로시간과 비교하면, 2015년 우리나라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2000년보다 399시간(15.9%) 줄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인 1766시간 보다 347시간이 길다고 부연했다.

안 연구원은 “현행 근로기준법은 다양한 사유에 따라 다양한 적용제외 조항을 규정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적용 사각지대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장시간 근로의 원인을 제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근로시간 관련 주요 적용제외 조항으로는 ▲동법 제11조(적용범위) 제2항에서 ‘상시 4명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한 근로시간 및 휴가 등에 대한 적용 제외 ▲제63조(적용의 제외)에서 1차산업 종사자, 감시·단속적 근로자 등에 대한 근로시간과 휴게·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제외 ▲제59조(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에서 일부 특례업종에 대한 주 12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의 허용 등을 들 수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또한 제18조(단시간근로자의 근로조건)는 소정근로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한 유급주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중요 근로조건 적용을 배제해 시간제 근로의 유인을 저해하고 있으며,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산입하지 않는다는 행정해석은 주당 68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합법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주 40시간 근무제를 전면 적용하면 51~70만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주 52시간 상한제를 전면 적용하면 59~77만개가 가능하며, 5인 미만 사업체와 특례·적용제외 부분을 해소하면 33~43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근기법상 연장근로를 포함해도 주 52시간 초과근무자가 345만명이나 되는 이유로는 ▲근기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부문과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서 제외한 노동부의 해석 ▲낡은 교대제 ▲벌칙 적용없는 근로감독으로 ‘일단 안지키고 보자’는 관행 등을 꼽았다.

노동시간 단축 Action Plan

<자료=한국노동사회연구소>   ©중기이코노미

김 연구위원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방안으로 ▲주 5일(40시간) 근무제 전면실시 ▲연장근로 한도 제한 ▲근로시간 특례업종·적용제외 부문도 주 60시간 초과 금지 ▲장시간 근로를 강제하는 교대제 개편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시간 조항 적용 ▲근로시간 특례업종·적용제외 축소 ▲칼퇴근 문화 조성 ▲휴일근로 제한, 공휴일에 관한 법률제정 등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일자리 문제”라며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노동시장에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노동시장에서 밀려 자영업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줄어 자영업 과당경쟁도 줄이는 실질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지난 촛불광장에서 아르바이트 청년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호소를 들었다. 우리나라는 노동에 대한 차별이 극심하고 세계에서 최장시간 노동을 하는 나라”라며 “좋은 일자리에서 해고의 불안 없이 노동해야 하고 노동의 성과는 공정하게 분배돼야 하며, 노동과 쉼이 양립하게 함으로써 노동하는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