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재해가 발생해 사업상 손실이 생겼는데, 세금까지 내야 한다면 그만큼 억울한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 법에는 재해로 손실이 발생했을 때 세액을 공제해주는 제도가 있다. 법인세법 제58조 제1항은 ‘내국법인이 각 사업연도 중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재해로 인하여 자산총액의 20% 이상을 상실하여 납세가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상실된 자산의 가액이 상실 전의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을 그 세액에서 공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천재지변 등의 사유로 재해가 발생해 자산의 20% 이상 손해를 본 법인에 대해서는 법인세 산출세액에 자산상실비율을 곱해서 나온 금액만큼의 세액을 공제해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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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손실 세액공제대상은 ▲재해 발생일 현재 부과되지 않은 법인세 ▲부과된 법인세로서 가산금을 포함한 미납 법인세 ▲재해 발생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소득에 대한 법인세 ▲법인세법 및 국세기본법상의 가산세다.

세액공제 대상 중 미납 법인세를 공제하는 부분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들어 공제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이 있다. 재해발생기업이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재해발생일 시점에 법인세를 미납한 경우에만 해당되는데, 이미 납부한 기업과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얘기다. 그러나 천재지변 등의 사유로 재해를 당한 기업에 대한 시혜적인 조세행정과 납세의무를 이행한 법인을 비교해 차별을 주장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재해손실 자산은 재해발생일 현재의 장부가액으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고, 확인 또는 계산할 수 없는 경우 관할세무서장이 조사 확인한 가액으로 산정된다. 다만 예금, 받을 어음, 외상매출금 등의 채권증서는 멸실돼도 재해 상실가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보험금 수령액은 차감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화재보험 등에 가입돼있어 보험금을 아무리 많이 수령했다 하더라도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주의할 점은 이월공제가 되지 않으며 세액공제를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재해발생일 현재 부과되지 않은 법인세는 법인세 신고기한까지, 미납법인세와 재해발생일이 속하는 사업연도 소득에 대한 법인세는 재해발생일로부터 1개월까지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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