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는 노동자단체·기업·지역사회·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해 지역이 당면한 경제활성화와 노사협력증진, 지역의 고용 및 인적자원 개발 등을 추진하는 지역협의기구다.<이미지=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이하 부천노사민정) 고현주 사무국장은 영세한 기업의 경우 청년이 원하는 수준의 복지나 직원교육 등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청년들이 취업을 기피하고, 저임금 고령자 취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기업의 임금수준이 경기도 평균에도 못 미치고, 임금이 낮은 탓에 연장근로를 해서라도 임금수준을 높이려 하는 등 근로환경이 열악해 훈련이나 교육을 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고용환경 열악한 소기업과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

인구 78만명. 부천은 70년대 이후 생산단지가 들어서고, 교통이 편리해 인구가 급증한 지역 중 하나다. 수도권에 인접해 생산단지가 많이 모여 있던 곳이었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중견이상의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중소기업만 남았다. 그에 따른 실업률 증가와 열악한 노동복지 등은 부천이 풀어야 할 숙제였다.

유성기업, 만도 등 대규모 기업들이 많았던 80년대 후반 만해도 부천에서는 각종 노사분규가 많았다. 부천노사민정은 이러한 노사의 갈등을 해소하고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기업단체 그리고 부천시가 모여 협의체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제도적인 장치들이 마련돼 노사분규는 거의 사라졌지만, 부천에 남아있는 기업 대부분은 영세하고 사기업이어서 최저임금이라든가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고민이 많았다. 따라서 부천노사민정은 기업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작은 문제들부터 찾아가기 시작했다.

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 고현주 사무국장은 “노사가 협력했을 때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으며, 기업단위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지자체와 협력해 풀어나갈 때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부천노사민정은 노동자단체·기업·지역사회·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해 지역이 당면한 경제활성화와 노사협력증진, 지역의 고용 및 인적자원 개발 등을 추진하는 지역협의기구다. ‘노사정위원회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1999년 정식으로 발족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을 위원장으로 부천고용노동지청, 부천시의회, 한국노총 부천지역지부, 부천상공회의소, 부천대학, 유한대학 등 노사민정 각계각층이 참여하고 있다. 부천노사민정은 노사분쟁조정, 근로복지향상 뿐만 아니라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의제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고용인적자원개발사업 등을 수행함으로써 2009년 대통령상 수상, 2010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의 지역단위 노사민정협의회의 모델을 제시했다.

“노동자들이 안고 있는 현안은 곧 기업의 경영 건전성 그리고 생산성 향상과 직결됩니다. 그래서 노사가 협력했을 때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으며, 기업단위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지자체와 협력해 풀어나갈 때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룰 수 있습니다.”

부천형 인적자원개발 모델 ‘노사공동 직업훈련사업’

부천노사민정은 2004년 체결한 ‘일자리만들기’ 사회협약에 따라 기계·금형·부품 등 지역산업에 적합한 맞춤형 훈련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2006년 ‘노사공동 직업훈련지원사업’을 통해 노사파트너십에 기반한 부천형 인적자원개발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의 노사공동 직업훈련지원사업은 2014년 OECD 지역 거버넌스 보고서에 우수사례로 채택되기도 했다.<사진=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

노사공동 직업훈련지원사업의 주요 내용을 보면 ▲산업단지 특화형 훈련은 현장 맞춤형 훈련으로 매년 1500명의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다. 또 훈련코디네이터를 양성해 20여개의 기업과 노조에 파견하고 있다. ▲부천지역 고용훈련정보망은 부천지역 시민들에게 고용과 직업훈련 등에 필요한 정보를 모아 전달하고, 전국 160여개 고용훈련기관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사업을 통해서는 금형부품 업종이 많은 지역의 특성에 맞게 매년 40명의 CAD/CAM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지역의 우수기업과 청년일자리를 매칭하고 있다. 이와함께 ▲갈등조정전문가 과정을 수료한 34명의 전문가를 활용해 노사갈등의 대안적인 분쟁해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부천노사민정은 출범 후 현재까지 중요한 시기마다 모두 네차례에 걸쳐 사회협약을 체결했다. 그 처음은 1999년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전국 최초 노사정협의회 제1차 공동협약이었다. 당시는 IMF경제위기로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고, 그에 따른 노사분규가 치열했던 시점이다. 부천노사민정은 무분별한 정리해고의 중지를 촉구하고, 노사간 부당행위 근절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안정을 위한 부천지역 노사정위원회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다짐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할 것을 선언했다.

사회협약을 통해 지역문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한다

이후 2004년에는 ‘일자리만들기’ 제2차 협약을 채결했으며, 2009년 ‘고용 및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사회적 협약, 2013년 ‘ISO26000 지속가능발전’ 제4차 협약을 체결했다. 

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는 출범 후 현재까지 중요한 시기마다 모두 네차례에 걸쳐 사회협약을 체결했다.<사진=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

부천노사민정은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도 청년인구 비율이 높은 부천이지만, 지역내에서 청년 일자리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해 타지역으로 빠져나가거나 실업상태인 청년들이 많기 때문이다.

“청년의 문제는 아르바이트가 주인 15세에서 24세, 고용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하는 25세에서 30세, 취업욕구가 가장 높은 31세에서 39세 등으로 나눠 접근해야 합니다. 청년층이라도 각 연령별로 당면한 현실문제가 다르고, 고용과정에서 부당한 처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다르기 때문에 연령별 과제를 도출해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죠.”

이와함께 아파트와 산업단지가 혼재함으로써 생기는 갈등을 해결하고, 노후되고 열악한 산업시설을 정비하기 위해 부천시 대장동 일대에 ‘친환경산업단지’를 조성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친환경 산업단지 조성으로 도시는 정돈되고 청년일자리는 증가할 것이며, 노동환경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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