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에서 열리는 잔치 장소를 꾸미려는 목적으로 제작된 가화(假花) ‘궁중채화(宮中採花)’를 21세기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수로문화재단은 조선왕실 공예 특별전 ‘아름다운 궁중채화’ 기획전을 지난 4월8일부터 5월25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비단, 모시, 밀랍 등 갖가지 재료를 정성스럽게 다듬고 염색해 모란·매화·벌·나비·새 등 상서로운 의미를 지닌 꽃, 곤충, 동물들을 정교하게 재현한 궁중채화는 조선시대 때 왕실의 품위를 드러냈던 장식품으로, 왕실 문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24호인 궁중채화 기능보유자 황수로씨가 복원한 궁중채화 작품들과 관련 유물들이 함께 소개된다.

황수로 기능보유자는 이번 전시를 위해 1829년(순조 29년) 순조의 즉위 30년을 기념해 창경궁에서 성대하게 열린 잔치에서 사용된 용준(龍樽, 용을 그린 술그릇)에 가화(假花)를 꽂아 장식한 채화인 홍도준화·벽도준화 등 여러 점의 궁중채화를 생동감 있고 화려한 색감으로 재현했다.

그는 오는 5월8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궁중채화의 세계와 채화 제작 시연’이라는 주제로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1층 강당에서 특강도 진행한다. 관람객에게 한국의 다양한 채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채화를 제작하는 방법을 직접 보여준다.

또 이번 전시는 19세기부터 활동해 온 프랑스의 르제롱(Legeron) 가문의 브뤼노 르제롱(Bruno Legeron) 장인이 제작한 명품 꽃장식도 함께 소개해 고전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아름다운 꽃장식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자리로 꾸며졌다.

이번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http://www.gogung.go.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