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탑재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로봇을 소유한 사람이나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로봇세’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유엔(UN)은 ‘유엔 미래보고서 2045’를 통해 의사, 변호사, 기자, 번역가, 세무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 상당수의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다보스포럼에서도 2020년까지 로봇으로 인해 전세계 5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로봇으로 인해 실업자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을 대비해, 지난 2월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빌게이츠는 “로봇소유주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로봇세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로봇세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빌게이츠와 같이 로봇세를 통해 거둬들인 세금을 고령자 직업 교육, 학교 확충 등 일자리를 잃은 인력에 대한 교육자금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로봇은 일자리를 빼앗지만, 로봇을 사용하는 기업(소유자)은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줄어든 일자리만큼 세금을 걷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반면 높은 세금을 부과해 기술혁신이 늦어지고, 로봇산업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반대논리다. 이 과정에서 되레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일자리를 빼앗는 주범으로 로봇만을 지목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많은 기계가 발명됐고, 일자리를 대체했는데 왜 로봇에만 세금을 매기냐는 얘기다. 로봇세가 도입되면 결국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그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4차 산업혁명, ICT,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과 산업발전에 대한 장밋빛 전망 뒤에는 일자리 감소라는 부작용이 꾸준히 화두가 되고 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더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되고, 돈이 없는 사람은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 메시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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