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의 사익편취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조사에 나선다. 공정위 신영선 부위원장은 “사익편취 규율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27일 기업집단별로 내부거래 점검표를 발송할 것”이라고 2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사익편취행위란 재벌·대기업 계열사간 부당지원, 사업기회 제공, 일감몰아주기 등의 편법을 통해 재벌·대기업 총수 일가의 부를 축적하는 행위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규제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와 관련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올해초 업무보고에서 밝힌 내용으로 2015년에 이어 두번째로 시행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발표한 업무계획을 통해 “2015년 1차 실태점검 결과 나타난 법위반 혐의 기업집단에 대한 조사·제재를 마무리하고, 내부거래가 많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기업을 대상으로 2차 실태점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실태점검 결과 법위반 혐의가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위법사항 적발시 엄중 제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방법에 대해 “지난 1차 실태조사 때보다 전반적으로 사익편취 인지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서면조사 문항을 작성했다”며 “항목·유형별로 좀 더 세분화 해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사익편취 행위 유무를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불필요한 거래단계를 만들어 총수일가를 위한 이른바 ‘통행세’를 편취하는 행위와 ‘부당한 사업기회 제공’ 유무를 좀 더 집중적으로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익편취 실태조사 대상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총수가 있는 45개 기업집단에 소속된 회사 가운데 총수일가 지분이 전체의 30% 이상인 계열사 225개사다. 지난 2015년 조사대상인 186개 회사에, 한번이라도 규율대상으로 올랐던 회사까지 포함했다는 것이 공정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편 지난 1차 조사를 통해서 현대와 CJ, 한진그룹이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5월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가 총수일가 친족회사인 HST, 쓰리비에 부당 지원한 행위를 적발해 이들 기업에 대해 총 12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CJ그룹의 CGV는 이재현 회장의 동생이 100% 출자한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2005년부터 2011년 사이 102억원의 경제상 이익을 부당 지원한 혐의로 지난해 9월 7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또 ㈜대한항공은 계열회사인 ㈜싸이버스카이 및 유니컨버스㈜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해 지난해 11월 과징금 14억3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와 함께 한화그룹과 하이트 진로에 대해서도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화와 하이트진로에 대한 수사는 조사할 것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라며 “두 회사에 대한 조사는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결과에 따라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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