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작고 자금이 없는 스타트업이 지재권 분쟁에 휘말리면, 기업의 존폐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허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5년 국내 지재권 분쟁 실태조사’를 보면, 특허분쟁을 겪은 기업 가운데 ‘매우 심각하거나 상당히 심각한 기업의 경영위기(기업전략 수정, 자원 재배치 등)’를 경험한 비율은 58%에 이른다. 스타트업을 포함한 벤처기업이 지재권 분쟁으로 지불하는 평균 피해금액은 1억4900만원. 소송에 소요되는 시간도 2~3년씩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업 시작 후 3~5년 안에 성패가 갈리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리스크다. 스타트업이 설립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지재권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지재권 확보는 기업과 기술을 보호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투자자를 모으는 수단도 될 수 있다. 스타트업은 한번 성공하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만, 반면에 투자 리스크도 크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최대한 안전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기를 원한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새롭고, 진보한 기술을 보유한 것을 국가가 인정한다는 말이다. 지재권을 확보한 기업일수록 투자유치 성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재권을 보유한 경우 각종 인증을 받기도 쉽고, 대출 조건도 유리하다.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기술가치평가대출’ 제도가 대표적이다. 기업이 보유한 특허권의 가치를 평가, 특허권을 담보로 평가금액까지 대출해 준다.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으로 인정되면 국책 연구과제에서 가점을 받을 수도 있다. 공공기관 입찰에서도 우선대상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밖에 특허분석을 통해 기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선행기술조사를 통해 특허침해 위험도 사전에 피할 수 있다. 선행기술조사는 동일 기술이 있는지 논문, 특허자료 등을 통해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기술을 선점하기 때문에 유사제품을 생산·판매하는 타사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마케팅 효과도 얻는다.

아이피즈 국제특허법률사무소 송인호 대표변리사는 서울지식재산센터가 27일 진행한 ‘지식재산 스타트업 교육’에서 “회사가 망해도 지재권은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재권은 단순히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돈과 직결되는 기업의 재산”이라며 “혁신기술이 있는 스타트업일수록 지재권을 초기에 확보, 전략적으로 비즈니스에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보호대상 및 목적에 근거한 분류방식에 따르면 지재권은 산업재산권, 저작권, 신지식재산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산업분야의 창작물과 관련해서는 특허권·실용신안권·상표권·디자인권 등이 산업재산권에 해당하고, 문화예술을 포함 창작활동과 관련해서는 저작권이 있다. 이밖에 디지털콘텐츠와 같이 전통적인 지재권에 담기 어렵고, 사회·문화·경제의 변화나 과학기술의 진보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지식재산권을 별도로 구분해 신지식재산이라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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