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을 위해 지난 1월28일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이 시행됐지만,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행정이란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이로인해 제품가격이 오르고, 소상공인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며 관련 업계에서는 해당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의류산업협회 이재길 총괄본부장은 협회가 29일 개최한 ‘섬유패션산업 전안법 설명회’에서 ‘전안법 시행경과와 영향분석’ 발표를 통해 “소비자의 안전확보와 권익보호라는 전안법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전안법 시행이 온라인판매업자 등 소상공인의 제조·유통 시스템과 산업특성을 고려치 못한 것이 문제이며, 추후 개정하는 방안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전안법은 ‘전기용품안전 관리법’과,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 관리법’상 ‘공산품 안전관리’ 부분을 묶어 개정해 시행 중인 법이다. 전안법 개정 이유에 대해 정부는 유사한 제도로 운영되는 두 안전관리제도를 통일하고 안전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증·확인 표시하지 않은 제품 원천적으로 판매금지

전안법 시행으로 KC인증이나 공급자적합성확인(이하 인증·확인) 표시를 하지 않은 제품은 원천적으로 판매가 금지된다. 인터넷을 통해 판매를 하는 경우 인증·확인 정보 게시의무가 추가(2018년 1월까지 유예)되고, 의류 등 생활용품에 대한 공급자적합성 서류 보관의무(2018년 1월까지 유예)도 추가됐다. 인증·확인의무 위반시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도 부과된다. 전안법 시행에 따라 종래 없었던 규제가 인터넷 판매업자와 의류 등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생김으로써, 이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고려해 공급자적합성확인 대상 생활용품의 경우 올해 말까지는 인증마크 게시 필요 없이 제품명, 모델명, 사업자명만 게시하면 판매 가능하도록 적용기간을 유예했다. 그러나 공급자적합성확인 대상 제품 생산기업 대부분이 소상공인이나 핸드메이드와 같은 영세 사업자들이어서 내년부터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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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부장은 전안법의 문제점으로 ▲10인 이하 영세한 사업자가 90% 이상인 의류패션제품 제조유통업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점 ▲다품종 소량으로 생산하고 빠른 시간 안에 제조하는 패션산업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영업 및 매출 경쟁력이 저하되는 점 ▲소상공인 및 의류패션업계 대부분이 온·오프라인을 연동해 사업을 하고 있어, 과도한 규제는 이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점 ▲저가 제품이 많은 상품들에 대한 시험검사료가 건당 10~30만원 정도 비용이 들어 가격상승이 불가피하고 이로인해 소비자 피해거 발생한다는 점을 꼽았다.

소비자 안전 확보하고 소상공인 부담완화 ‘묘안’ 필요

한국의류산업협회가 29일 개최한 ‘섬유패션산업 전안법 설명회’에서 한국의류산업협회 이재길 총괄본부장은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면서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또 KC마크 검사 등 인증기관에 대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업계의 특성을 반영해 인터넷 인증이나 24시간 인증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신속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와함께 가정용 섬유 등 대상품목에 대한 분류를 재검토하고, KC마크 검사제도에 대한 실질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인용 의류나 외투와 같이 생명위해도가 낮은 제품의 경우 KC표시를 ‘권장’으로 개선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면 소상공인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전안법이나 제품안전관련 KC표시에 대한 판매자와 소비자의 인식이 매우 낮은 수준이므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면 제도시행에 따른 가격인상에 대해 소비자들의 이해도 높아질 것”이라며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면서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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