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간에는 인테리어가 있다. 가정집부터 상업공간, 공공기관, 거리와 공원에도 사람이 있는 모든 공간은 인테리어로 시작된다. 국내 인테리어시장은 10조원, 인테리어 자재시장도 26조원, 리모델링 시장은 28조원 규모에 달한다. 앞으로 창업시장이 커지고, 1~2인 가구 수가 증가하면서 인테리어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테리어 분야에서만 14년간 활동해 온 김동윤 대표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잘 아는 분야인 인테리어 사업으로 끝장을 보고 싶어 인포테리어를 개발했다.   ©중기이코노미

사실 소비자가 인테리어 작업을 결정하기까지 과정은 만만하지 않다. 보통 부동산 임대계약을 하고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기간은 1~2주에 불과하다. 임대료와 오픈 일정에 대한 부담 때문에 창업자는 서둘러 인테리어 업체를 결정해 공사를 진행한다. 업체마다 제각각인 공사비용과 공사과정에서의 스트레스 그리고 공사후 불만족 등을 적잖이 경험한다.

이미 포화상태인 인테리어 업체의 사정도 좋지만은 않다. 인테리어 공사는 선수금을 받아 공사를 시작하기 때문에 초기 자본없이 쉽게 창업할 수 있어 전국적으로 건축 인테리어 자재업체는 15만여개, 인테리어 업체는 3만여개에 달한다. 인테리어 업계의 과다경쟁으로 창업과 폐업이 빈번하고, 이는 사후관리를 어렵게 해 고객 피해로 돌아간다. 인테리어 업체의 생존기간이 짧은 이유 중 하나는 포화상태의 시장에서 마케팅이 미숙하다는 점이다.

인테리어 가맹점 운영…가맹본부 폐업으로 투자금도 날려

㈜스페이스레븐 김동윤 대표는 소비자와 업계의 이러한 고민거리를 덜어주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와 공급업체를 연결해주는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인포테리어를 개발했다고 말한다.

  ©중기이코노미

인테리어 분야에서만 14년간 활동해 온 김 대표는 인테리어 기업에서 회사생활을 하며 ‘악착같이’ 배운 후 자신의 사업을 운영했었다. 당시 인테리어 가맹점에 가입해 운영하다 가맹본부가 폐업하는 바람에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한 채 사업을 접어야 했다. 김 대표는 재기를 위해 여러 분야를 고심했지만, 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잘 아는 분야인 인테리어 사업으로 끝장을 보고 싶었다.

“이전처럼 단순히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인테리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직접 체험해보고 고객들의 불만이 무엇인지 잘 알았기 때문에 고객과 업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O2O서비스를 개발해야겠다고마음먹었죠.”

인테리어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지만 IT분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그는 인테리어 플랫폼 개발을 위해 두달간 120여권의 IT관련 서적을 탐독했다. 그리고 믿을 수 있는 IT전문가를 영입해 2015년 9월 인포테리어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디자인부터 견적·공사·AS까지 한 번에 해결한다

인포테리어 서비스

<자료=스페이스레븐>

상업용 공간의 경우는 인포테리어에서 직접 현장을 찾아가 무료로 상담을 해준다. 상담은 신청 후 24시간 내에 전국 어느 곳이든 찾아가 진행한다. 상담을 통해 적합한 인테리어 포맷과 비용을 결정하고, 이 정보를 업체에 제공해 조건에 맞는 업체를 창업자에게 추천해준다. 견적 역시 무료다.

인포테리어에 회원으로 가입한 업체는 전국적으로 800여개다. 인포테리어는 인테리어 업체의 마케팅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한다. 인포테리어를 통해 견적을 제공하고 계약이 체결되면, 공사비 1~3%의 수수료를 받는다. 1억원짜리 공사면 100~300만원 정도가 된다. 300만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실력이 좋고 양심적인 소규모 인테리어 업체도 많은데, 인테리어 시장에 대한 불신이 많다보니 제대로 사업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곳도 있습니다. 가격의 거품을 빼고 양심적인 사업을 하는 인테리어 사업주들을 돕고자한 것도 인포테리어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맹사업, 부설연구소, IoT 제휴…‘인테리어 플랫폼’ 지향

현재는 수수료를 통해 얻는 수익이 대부분이지만, 향후 인포테리어는 인테리어 모든 사업으로 다각화해 인테리어 플랫폼으로 성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지난 2월부터는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전국의 인테리어 업체 중에서도 신뢰할 수 있고 검증된 업체를 가맹점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가맹점은 인포테리어를 대표해 전국의 고객을 찾아가 인테리어 상담을 하고 공사와 AS를 담당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기업부설연구소도 설립했다. 김 대표는 경영학 박사과정에서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사슬관리)을 전공하고, 인테리어를 O2O와 어떻게 효과적으로 매칭할 것인가를 연구했다. 그는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소비자가 직접 3D로 인테리어를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 인테리어 산업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오차범위 5% 내에서 자동견적을 내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인포테리어 온라인을 통해 인테리어 자재를 공동구매 하거나, 희소성 있는 제품을 거래하는 종합 인테리어 쇼핑몰도 계획 중이다.

인포테리어를 통해 인테리어 계약을 하고 작업한 완성 모습

A헤어숍(위), B프리미엄 독서실<사진=스페이스레븐>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전문기업 네콘과의 제휴로 스마트 인테리어를 제공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인포테리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모든 가전제품의 통합제어기능, CCTV, 에너지 절약, 24시간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 비상 상황시 출동 보안서비스 등을 통합 패키지로 월 1만9900원부터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인포테리어는 현재 음식점·커피숍·에스테틱 등 5개 프랜차이즈 본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가맹점과 인테리어 업체를 연결해 주는 일을 맡아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인테리어로 수익을 내려는 관행이 있습니다. 한 유명 커피전문점은 점주에게 특정 인테리어 업체를 소개하고, 공사비의 30%를 리베이트로 받아 250억원의 수익을 챙기기도 했죠.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행위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도 많고, 인테리어를 통해 수익을 내려는 프랜차이즈도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저희와 계약한 프랜차이즈들도 기본 요건만 갖추면, 점주들이 원하는 대로 업체를 선정하고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업은 책임감과 신뢰…국내시장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

김 대표는 사업의 기본은 ‘책임감’과 ‘신뢰’라고 말한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분당의 한 개인고객이 인포테리어 홈페이지에서 본 한 업체와 개인적으로 계약해 공사를 진행했다. 공사 후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했지만, 이 고객은 업체와 연락이 닿지 않아 인포테리어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인포테리어를 통해 계약한 일은 아니었지만 김 대표는 발벗고 나섰다. 업체 대표를 수소문해 하자보수 책임을 질 것을 요청했고, 만일 책임지지 않을 경우 소송을 진행하는 등 고객을 도와 함께 싸울 것을 밝혔다. 결국 해당업체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해결했다.

인포테리어는 첫 베타버전 출시 후 1년 반 남짓의 시간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며, 한달에 300~400건의 인테리어 계약이 인포테리어를 통해 성사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안에 누적 견적요청금액 3000억원, 이 중 계약 체결률 4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전국 3000여개 인테리어 회사와 1만여개 인테리어 제품 판매회사를 확보해 2019년까지 시장점유율을 12%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시장을 넘어 앞으로 홍콩·싱가포르·대만·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목표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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