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진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거론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3일 뉴시스에 따르면, 신영수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31일에 있었던 ‘제16회 공정거래의 날 기념행사’에서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는 이에대해 공정위에 확인을 요구했지만, 공정위는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이날 신 부위원장의 기념식 축사와 관련한 자료 또한 언론에 공개된 적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18대 대선 당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인수위를 거치면서 증권거래법 상 집단소송제 개선으로 바뀌었다.<자료=새누리당, 공정거래위원회>   ©중기이코노미

집단소송제는 집단적 피해자 중 일부가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해 판결을 받으면, 제외신고를 하지 않은 피해자 모두에게 판결의 효력을 인정하는 소송형태로, 폭스바겐 연비조작 사건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민사재판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제도다. 국내에서는 하도급법, 대리점법 등 특수한 거래관계를 규정한 법에만 특정 배수만큼 배상하도록 제한적으로 규정했다.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2012년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떠오르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포함됐지만, 결국 도입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앞서 2016년 1월 ‘공정위 경제민주화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 설명’ 보도자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하도급법에 도입됨에 따라 완료된 과제에 포함했고, 집단소송제는 잔여과제로 남겨놨다.

현재 출마를 선언한 대선후보들은 제도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시민단체인 ‘내부제보실천운동’의 설문조사를 보면, 안희정·이재명(더불어민주당), 안철수·손학규(국민의당), 심상정(정의당) 후보는 모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에 찬성했다. 또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도 당내 경선과정에서 두 제도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이미 지난 대선에서 두 제도의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경우, 아직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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