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고속성장을 해왔던 한국경제를 저성장의 늪으로 이끈 요인 중 하나가 불균형 성장에 따른 ‘성장·분배간 불신의 장벽’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의 김주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주최로 4일 열린 ‘구조개혁 정책세미나’에서 “양적성장에 기반한 기존 성장모델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이로 인해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졌다. 한때 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여겨졌던 싱가포르, 대만과 비교해 한국의 GDP 성장률 하락폭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으로 산업간·기업간 격차가 커지면서 불신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지목했다.

4일 서울시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구조개혁 정책세미나’   ©중기이코노미

급락의 원인으로 성장동력, 산업간, 기업간 격차가 커지고 있고 이런 격차가 불신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꼽았다. 성장동력으로 수출에 집중했지만, 수출의 성장이 내수소비로 이어지지 못했다. 또 그간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했지만, 서비스업과의 편차는 커지고 고용없는 성장을 초래했다. 대기업 위주의 정책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지나쳐 대·중소기업간 경쟁력 격차를 만들었다.

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불균형 성장의 구조적 요인이 개선되지 않고 누적돼 왔다”며 “성장과실이 고른 분배로 이어져 성장의 보람이 있어야 한다. 이어 고른 분배가 기회균등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성장기회를 찾는 성장과 분배간 협력적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경제는 성장과 분배가 적대적 관계로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장과 분배의 불신은 노동개혁분야 등과 같이 민간참여를 통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에서 저조한 성과로 나타났다”며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타협안을 도출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고른 분배’에 대한 믿음이 낮아 사회에 대한 신뢰 역시 낮아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일반국민, 기업이 경제공동체 인식을 가지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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