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1998년 저축은행에서 사업자금 명목으로 1700만원을 대출받아 자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외환위기와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사업에 실패하면서 오랜 기간 빚을 갚지 못했다. 2007년 A는 신용회복위원회를 방문해 채무조정(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신청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채권이 ○○공사를 거쳐 대부업체에 매각되면서 당시 채무내역 자체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3년 갑자기 대부업체 B사로부터 저축은행 채무 관련 독촉장이 날라왔고, 이에 A는 신용회복위원회를 다시 찾아 채무조정을 신청했지만 B사가 거절함으로써 채무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A는 결국 B사에 500만원을 일시납입하고, 3년간 40만원씩을 매달 상환하는 분할약정을 체결해 총 1940만원을 갚아야 했다.

A가 처음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을 당시 채권을 보유한 금융기관(채권변동)을 알았더라면, 채무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고 채무조정신청도 가능했을 일이다. 이 경우 고리 대부업체가 아닌 금융기관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연체이자 감면을 포함, 원금도 최대 60%까지 감면받을 수 있었다.

<자료=금융위원회/그래픽=박홍기 기자>   ©중기이코노미

지난 1일부터는 자신의 대출채권이 어디에 있는지 ‘채권자 변동 조회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같은 공공기관, 대부업체, 자산유동화회사 등 금융회사들이 대출채권 양수도 내역을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함으로써 금융소비자인 개인채무자들이 자신의 채권자 현황과 변동내역을 한눈에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회사들은 최초·직전·현재 채권자, 채권양수도 사유, 금액, 일자 등을 채권자 변동 조회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특히 채권자 변동 조회시스템에서는 채권자 변동정보 등록시 대출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여부도 함께 등록하도록 돼있다. 대출채권의 경우 5년의 시효를 적용받는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은 시효가 완성되지 않도록 청구, 압류 등의 조치를 통해 시효를 중단시키는 등의 채권관리를 하고 있지만, 소액이나 추심실익이 없는 경우 관리하지 않아 시효가 완성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채권자 변동 조회시스템을 통해 소멸시효 완성여부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채무자들의 권익이 보호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회복위원회 제도기획부 민영안 부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채무자들은 소멸시효가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신용회복위원회에서는 채무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소멸시효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내용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으니 꼭 방문해 상담을 받을 것”을 권했다.

채권자 변동정보 조회는 한국신용정보원, 신용회복위원회, 신용조회회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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