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공부문 개혁의 성과로 ‘방만경영을 개선해 조직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또 공공기관의 부채 등 재무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예산운영의 효율성도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조직 및 예산 운영의 효율성은 공공부문 개혁을 위한 수단이지, 결코 목적이 아니다. 공공무문의 개혁은 사적부문이 아닌 공공 본래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공적 서비스의 질이 높아졌을 때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효율성이란 이름으로 공공부문 개혁을 추진했지만, 청렴성이나 투명성 그리고 공공부문에 대한 신뢰 및 책임성 등에 대한 개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열린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 모습.<사진=뉴시스>

“공공부문 개혁, 방만경영 개선과 효율성 제고로만 평가”

강 본부장은 “그간 공공부문 개혁을 방만경영 개선과 효율성 제고로만 평가했다”며 “책임성, 청렴성, 투명성 등 종합적으로 개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바꿔말해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 지표와는 별개로 공공기관의 책임성·청렴성 등에 대한 평가가 낮은데,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공공기관 개혁 방향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하는 강한 의문을 갖게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상 2016’을 인용한 강 본부장에 따르면, 한국인의 정부 신뢰도는 28%로 조사대상 34개국 중 끝에서 6번째다. 1위인 스위스는 신뢰도가 77%에 이르고, OECD 평균은 46%다. 특히 청년층의 정부 신뢰도는 17%로 조사돼, 전체 한국인 신뢰도 보다 11%p나 낮다. 청년층의 정부 신뢰도가 전체 국민 신뢰도보다 낮은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멕시코,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10개국뿐이다.

강 본부장은 “선진국의 경우 국민 전체가 정부를 바라보는 신뢰수준보다 청년층의 신뢰수준이 더 높다. 청년층이 정부에 대해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 신뢰도가 하락세인 국가는 많지만, 청년층의 기대가 낮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료=구조개혁 정책세미나 자료집/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정치권에 대한 불만족’ 54.8%에서 78.0%로 급증

공공부문의 대표격인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조사결과는 한국행정연구원 조사에도 나타난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사회통합실태조사’를 보면,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은 2013년 3.0점에서 2016년 2.7점으로 떨어졌다. ‘노력에 의한 상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 또한 같은 기간 2.7점에서 2.4점으로 낮아졌다. 반면 ‘정치권에 대한 불만족’ 비율은 54.8%에서 78.0%로 급증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지난해말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기 전 수치다.

또 한국행정연구원이 다른 국가 조사기관과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외국의 조사기관이 바라본 한국의 신뢰도 역시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보다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중국보다도 낮았다.

즉 정부가 효율성이란 이름으로 공공부문 개혁을 추진했지만, 청렴성이나 투명성 그리고 공공부문에 대한 신뢰 및 책임성 등에 대한 개혁은 부족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강 본부장은 “공공부문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고 있는데, 그 추세가 중요하다”며 “방만경영 개선을 통한 효율적 경영도 중요하지만, 공공부문의 청렴성이나 투명성 그리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공부문 전체를 향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이) 사회문제의 해결주체임은 분명하다”며 “공공부문은 국민입장에서 국가와 정부에 대한 일차적 관문이기 때문에 공공부문 전반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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