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조세지원 제도가 있어도, 창업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에 수익이 없거나 적기 때문에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납부할 세금이 없는데 공제를 해주니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 연구인력에 대한 세액공제는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R&D를 해놓고 예를들어 특허출원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돼 이를 회피하는 중소기업도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현실과 성장단계를 고려한 맞춤형 R&D 조세지원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업 또는 스타트업 맞춤형 공제=창업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창업 초기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R&D투자액이 수익보다 많은 편이다. 그러나 현행 R&D 조세지원은 수익이 난 이후 소득세를 조정하는데 맞춰져 있어, 창업기업·스타트업은 조세지원제도를 활용할 수 없다.

이를 감안해 창업기업·스타트업은 투자항목에 따른 세액공제 방식외에, 다른 세금과 연계해 적용하자는 의견이 있다. 예를들어 매출액 대비 R&D투자금액이 10% 이상이고 업력 7년 이하의 중소기업 또는 혁신형 R&D 창업기업·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당해연도 결손 등으로 인해 사용하지 못한 R&D 세액공제액의 50%(청년 창업기업은 100%)를 법인이 납부하는 근로소득 원천징수세나 부가가치세 등에서 ‘세금포인트’로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의 노민선 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결손기업은 이익을 못내서 세금을 안 내는데, 이런 기업에 조세지원제도는 의미가 없다”며 “초기 창업기업과 스타트업에 세금포인트를 부여하면, R&D 조세지원제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 R&D 최저한세 배제=최저한세는 정책적인 지원목적에 의해 세금을 감면받는 경우에도 최소한의 세금은 부담하도록 정한 제도다. 중소기업은 과세표준에 관계없이 법인세를 7%까지는 부담해야 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최저한세 적용대상 중소기업 수가 2012년 8657개에서 2014년 1만577개로 증가했다. 2004년부터 R&D비용 중 인건비와 경상비에 대해서만 최저한세 적용을 배제하고 있는데, 이를 중소기업 R&D비용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제안이다.

◇연구전담요원 급여에서 일정비 비과세=중소기업 연구전담요원 급여액의 일정비율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자는 의견이다. 중소기업이 연구인력을 채용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대기업과 비교해 임금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서 연구전담요원에 대한 지원은 급여와 별개로 지급된 연구활동비 또는 보조비의 5%, 월 한도액은 20만원이다. 따라서 급여와 별개 항목으로 지원되는 비과세 혜택을 급여와 통합해 지원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연구전담요원의 급여합계액에서 근속연수에 따라 5년 이상에서 10년 미만은 10%, 10년 이상은 20% 등 차등 적용해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기업에는 연구전담요원의 임금을 올려 주도록 하자는 얘기다.

◇지식재산권 소요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기술개발 수행기업의 61.6%는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기술개발 수행기업 중 소기업은 평균 5.1건, 중기업은 10.1건의 특허권을 갖고 있다. 지재권은 R&D투자에 이은 결과물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R&D투자 후 이어져야 할 특허출원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은 조세지원 대상에서 빠져있다.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8조 제2항에 따르면, ‘R&D 세액공제가 가능한 연구개발 활동’ 제외대상에 ‘특허권의 신청·보호 등 법률 및 행정업무’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세액공제 제외대상에서 지재권 관련 사항을 삭제하는 한편 세액공제 대상에 지재권 소요비용을 추가하는 조특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특허출원과 관련된 직접적인 비용과 함께 전담인력 인건비나 수수료 등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청에 따르면 2015년 기술개발 수행기업의 기술탈취로 인한 피해금액은 기업당 평균 3억4500만원에 이른다. 지재권 출원등록 관련 비용을 지원한다면, R&D투자를 해놓고 기술을 탈취당하는 중소기업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와 관련 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특히 IT기업이 비용부담 때문에 지재권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며 “세계적으로 보면 IT와 지재권 확보를 연계하는 것이 추세인데, 세액공제를 통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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