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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불공정행위 수면위 부상…중기청 고발요청 중기청 “공정위 처분 끝났지만 中企 피해”…LH “대법원 상고”

기사입력2017-04-05 19:36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3년전에 행한 불공정 거래행위로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벌을 받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금 같은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다. 중소기업청은 LH의 갑질행위를 단죄하기 위해 LH를 검찰에 고발해 줄 것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했다고 5일 밝혔다.

중기청에 따르면 LH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시공업체와 합의없이 설계단가를 하향 조정하거나, 공사 설계변경시 합의없이 제경비요율을 하향 조정하는 방법으로 현도종합건설㈜ 등 15개 중소기업에 총 3억1900만원의 피해를 입혔다. LH의 이같은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조사에 나섰고, 조사결과 공정위는 지난 2014년 1월 LH에 대해 재발금지명령과 함께 2억7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이하 LH사건).

중소기업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사진)가 중소기업에 부당한 단가하락과 제경비율 적용 등을 했다며 5일 공정위에 고발요청을 했다.<사진=뉴시스>

중기청, 사건 발생 3년을 넘겨 의무고발요청권 행사

‘LH사건’은 LH가 앞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과징금을 내는 행정처분만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중기청이 공정위에 대해 LH를 형사처벌해 달라며 의무고발요청권을 행사함으로써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중기청의 이번 의무고발요청권 행사는 ‘LH사건’을 조사한 공정위가 위법한 사실을 밝혀냈음에도 행정처분만 하고, 검찰에 LH를 고발하지 않음에 따라 중기청이 대신 나서 LH를 검찰에 고발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중기청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건설분야 하도급 관계에서 만연하는 고질적 불공정 행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택지개발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가진 LH를 고발요청한다”고 했다.

사건 발생 후 3년이 지나 뒤늦게 고발요청권을 행사한 이유에 대해 중기청 동반성장지원과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중기청이 의무고발요청권이 있어도 강제적인 조사권은 없다”며 “해당 사건 접수 후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LH측의 협조가 미진해, 다른 사건에 비해 의무고발요청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정위 처분이 완료된 사건이지만, 공정위는 위법성을 위주로 보고 중기청은 중소기업의 직접적인 피해에 주목하기 때문에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며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으면 고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 홍보실 한 관계자는 “설계변경 과정에서의 단가하락과 제경비율 적용에 있어 LH 마음대로 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이미지 출처=이밎투데이>

중기청 “공소시효 만료 안돼” vs LH “위법사실 없다”

이에대해 LH 홍보실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중기청이 의무고발요청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면서도 “해당 사건에 대한 공정위 처분에 대해 현재 취소소송을 낸 상태다. 고법에서 일부승소, 일부패소 판결을 받았고 대법원에 상고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설계변경 과정에서의 단가하락과 제경비율 적용에 있어 LH 마음대로 한 것은 없다”며 “설계단가는 시공사와 협의하에 결정된 것이며, 제경비율도 법으로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 시공사와 협의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의무고발요청제도는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공정위만이 고발할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을 확대한 것이다. 중기청과 검찰, 감사원, 조달청이 공정위에 고발요청을 하면 공정위가 검찰에 의무적으로 고발하도록 한 제도다. 2014년 1월에 처음 도입된 의무고발요청제에 따라 중기청이 현재까지 의무고발요청권을 행사한 경우는 총 13건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현재 50여건의 사건이 접수된 상태로, 검토 후 의무고발요청권 행사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