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결정으로 기업이 피해를 입으면, 정부가 내놓는 단골메뉴 대책은 자금·금융 지원방안이다. 사드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0일 ‘제10차 한중 통상점검 T/F’를 열고, 對中 피해기업들에 대한 545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반응은 좋지 않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의 배재홍 사무국장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드배치 강행에 따른 관광, 유통업계의 불황과 고용위기’ 토론회에서 “지원이라는 명목하에 정부가 돈놀이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산업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중소기업청에서 ‘긴급경영안정자금’으로 1250억원을 업체당 최대 10억원을 빌려준다. 거치기간 2년을 포함 5년 대출기간을 조건으로 지원한다. 또 ‘소상공인 지원특별자금’으로 업체당 7000만원 한도로 1000억원을 지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관광기금 특별융자’로 총 1200억원을 업체당 최대 20억원, 3년 거치 3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지원한다. 금융위원회도 정책금융기관·시중은행을 통해 2000억원을 신규대출로 지원한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무소속의 김종훈 의원은 이에대해 “정부에서 기업이 어려우니까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사실상 대출을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체는 유지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근로자들은 내보낼 수밖에 없다. 대책이 될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정부가 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내놓은 지원책도 현실과 맞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480조2000억원,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규모는 1억1300만원,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만 41.9%다. 자영업자의 소득 중 세금 등을 제외하고 처분할 수 있는 돈의 40% 이상을 이자 원리금을 갚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빚을 내라는 것이 정부의 대책이다.

배 사무국장은 “지원책이 시행돼도 상인들은 생계를 접고 피해상황을 증빙하는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등 신청서를 작성하는데만 며칠이 걸린다. ‘소상공인 지원특별자금’은 거치기간도 없어 대출을 받자마자 상환을 해야 하며,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지원책은 자영업자 부채가 한계에 이른 상황인데도 또 빚을 얻으라는 것”이라며 “관련업계 실태조사부터 시행하고 제대로된 지원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사드문제는 배치결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정 방식 자체도 문제가 있다. 지난해 7월6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사드배치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이라고 답변한지 이틀 후인 8일, 국방부는 사드 한반도 배치를 발표했다”며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를 군사 전략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라 정치적·정략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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