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근 5년 평균 GDP성장률은 2.8%, 2013년 3.3%를 제외하고는 2%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달 9일 대선에서 선출된 대통령은 확연한 저성장 기조에 빠진 한국경제를 이끌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적 불안요소들은 한국경제의 행로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 윤창현 교수는 최근 열린 ‘신정부의 정책과제-성장, 고용 및 복지정책’ 세미나에서 “대외적으로 신보호주의로 대표되는 ‘트럼프노믹스’가 등장해 글로벌 무역의 위기감을 불러왔다”며 가장 주목해야 할 불안요인으로 보호무역주의를 꼽았다. 트럼프 당선 이전부터 공언했던 한미 FTA 재협상도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미중간의 무역마찰에 따른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중 양국간 무역마찰은 중국의 대미수출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한국의 대중수출 감소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유럽은 양적완화에 따른 저금리로 은행 수익악화와 브렉시트 후폭풍이 불안요인이다. 윤 교수는 “최근 경제위기를 겪은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의 경상수지 적자가 2009년 각각 -5.4%, -8.8%, -10.2%에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유럽은 유로중앙은행(ECB)을 통해 ‘나라는 달라도 돈은 같이 쓴다’고 볼 수 있어 이 또한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에서는 과감한 팽창정책을 펼쳤던 ‘아베노믹스’가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2014년 기준 일본정부의 세출은 95조엔을 넘었고, 세입은 50조엔에 불과해 재정건전성 악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국의 수출 총량에서 30% 이상을 점유하는 중국경제의 고성장기조가 꺾인 것도 악재다. 지난해 1월 중국의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GDP 성장률이 6.7%를 보이며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7%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8월 한국경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GDP 성장률이 1% 하락하는 경우 한국의 GDP 성장률 역시 0.37% 감소한다.

한국경제 성장에서 수출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의 ‘2014년 산업연관표’ 최종수요 항목별 구성비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7.7%로, 1990년 22.5%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수출의존도는 이처럼 커지고 있지만 수출경쟁력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강병구 교수는 “높아지는 수출비중은 수출경쟁력으로 인한 결과라기보다는 내수부진에 따른 결과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립대 윤 교수는 경제성장의 국내 불안요인으로는 자영업자의 위기와 부동산, 한계에 다다른 가계부채를 꼽았다. 내수가 부진하면 선진국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영업자들 또한 어려워진다. 여기에 가계부채는 2013년 1019조원에서 2016년 1344조원으로 31.4%증가했으며, 이 중 520조원은 자영업자가 갚아야 할 부채다.

윤 교수는 “늘어난 유동성이 기업으로 가서 돈이 도는 것이 아니라 전부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베이비부머의 퇴직이 가까워 오면서 연금을 보충하기 위해 빚을 내서 수익형 부동산을 많이 구입한다. 평균적으로 가계자산 70%가 부동산인데, 자기주거 비중은 40%에 불과하다”고 했다.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내수가 부진하고 자영업자가 수익이 나지 않으면 고스란히 빚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인하대 강 교수는 “박근혜정부에서 경제민주화와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를 내세웠지만, 결국 ‘줄푸세’ 정책으로 회귀하고 낙수효과에 기대며 공약에서 제시한 정책들은 진행되지 못했다”며 “지난 대선에서 보수진영이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내세운 이유는 시대정신의 반영이기 보다는 정치공학적인 선택이었다. 그것의 집약적 표현이 증세없는 복지다. 차기정부는 박근혜정부의 실패원인부터 돌이켜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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