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일자리와 넘치는 자영업자, 끝없는 성장정체와 수출감소.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은 멈췄고, 산업생태계는 자정기능을 상실했다.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대선주자 모두가 4차산업혁명을 얘기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회사 UBS가 지난해 139개국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4차산업혁명 적응력은 25위다. 말레이시아(22위)·포르투갈(23위)·체코(24위)가 우리 앞에 서있다. 경제계뿐만이 아니라 경제문제에 관심이 있는 대다수 국민이 대한민국 경제구조의 근본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이유다.

경제구조 개혁을 위해서는 그 동안 정부주도·성장중심·제조업·대기업중심 산업정책을 민간주도·고용중심·고부가가치서비스융합산업·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수출·중앙집중 경제·장년고용·남성채용 등의 중심에서 기업혁신·수출+내수·지방분권경제·청년고용·여성채용확대 중심으로 산업정책 기조를 확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자료=중소기업단체협의회,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등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소속 14개 단체는 10일 차기정부의 중소기업 정책과 관련해 ‘바른시장경제를 위한 7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사회경제 구조를 혁신함으로써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모든 경제주체가 공정한 기회를 갖는 중소기업 중심의 바른시장경제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바른시장경제 인프라 조성을 위한 7대 정책은 ▲바른시장경제 거버넌스 구축 ▲시장의 공정성 확립 ▲양질의 일자리 창출 환경 조성 ▲금융자원의 효율적 배분 ▲창업·벤처 중기 혁신 및 글로벌화 ▲여성기업·소상공인, 유통서비스 육성 ▲네트워크 경제 활성화 등이다.

◇바른시장경제 거버넌스 구축=바른시장경제 조성을 위한 추진체계 마련을 위해 중소기업부를 설치하고, 기보·신보, KOTRA, 생산기술연구원, 무역보험, 기술표준원 등을 중기부로 이관한다. 청와대 내에 경제민주화 전담 정책보좌관을 신설하고, 공정거래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한다. 

◇시장의 공정성 확립=대기업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고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소상공인 생계형 업종 법제화,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근절, 불공정 처벌강화 및 피해구제 기금조성,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 등이 제시됐다. 또 정당한 대가를 받고 기술이 보호받는 환경 조성을 위해 의무고발요청권을 중기청장이 직접 고발하도록 하고, 제값받기 위한 조정협의권 대상 확대,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등의 정책을 도입한다.

◇양질의 일자리창출 환경조성=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해소를 통해 일자리창출 기회를 넓힌다. 노동시장의 규제개혁으로 유연성을 제고하고, 중소기업 근로자 퇴직공제를 도입한다. 이외 중소기업 일자리창출 환경을 조성해 신규일자리 창출과 장기재직을 유도한다. 

◇금융자원의 효율적 배분=한정된 금융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제도를 정비한다. 이를 위해 약속어음제도 폐지, 국책은행의 中企전담, 기업간 채무보증 폐지, 중소벤처 성장펀드 조성, 은행간 중소기업 대출 경쟁체제 도입, 大·中企 신용평가 표준화를 통한 차별금지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창업·벤처 중기 혁신 및 글로벌화=창업·벤처의 선순환 인프라를 구축하고 중소기업 혁신을 추진한다. 벤처전문은행 설립, 기술인력 양성센터 운영, 스마트공장 확산, R&D지원을 확대해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한다. 중소기업 수출지원사업의 컨트롤 타워를 일원화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한다. 

◇여성기업·소상공인, 유통서비스 육성=창업 1년 이내 폐업률이 약 40% 수준인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한다. 소상공인공제 단체상해보험 확대, 소상공인 임대차보호 등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여성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전통시장 상인의 권리금을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네트워크 경제 활성화=선진국의 경우 중소기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중소기업 협력을 위한 여건이 부족하다. 중소기업의 상호보완적인 협력확대를 위한 저변을 조성하기 위해 ‘中企 네트워크형 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또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한 중소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법적 제한을 완화하고 中企협동조합 활성화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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