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협력사도 대기업 못지않은 ‘갑질’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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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협력사도 대기업 못지않은 ‘갑질’ 횡포 현대기아차 협력 아산성우하이텍, 한국GM 협력 디케이엘 하도급법 위반

기사입력2014-04-15 13:16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기업 1차협력사들이 2·3차 협력사를 상대로 대기업 못지않은 ‘갑의 횡포’를 부리다 공정위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현대·기아자동차 1차협력업체인 아산성우하이텍이 하도급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26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지엠의 1차협력사인 디케이엘이 하도급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아산성우하이텍과 디케이엘은 대기업의 1차협력업체면서 2·3차협력업체와 하도급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했다. 단가후려치기 등 ‘갑의 횡포’가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협력업체들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단가후려치기, 계약 임의변경 등 불공정행위 만연

아산성우하이텍은 자동차의 차체용 부품 등을 제조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및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등에 납품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은 1980억원, 당기순이익은 256억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54.8%를 보유한 성우하이텍이다. 성우하이텍의 최대주주는 39.79%의 지분을 보유한 이명근 성우하이텍 대표다. 이 대표는 아산성우하이텍의 대표도 겸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산성우하이텍은 2010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수급사업자 A사로부터 총 689만개의 목적물을 납품받고도 자사 생산실적을 바탕으로 한 실적수량 총 682만개에 해당하는 하도급 대금만을 지급했다. 약 7만개의 하도급 대금 총 1억1650만원을 부당하게 감액한 것이다.

아산성우하이텍은 같은 기간 수급사업자 A사로부터 목적물의 납품이 있는 때에 발급한 수령증명서 1347장 중 1046장을 거래가 끝난 날로부터 3년간 보존하지 않기도 했다. 이 역시 하도급법 위반이다.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수급사업자 A사로부터 목적물을 납품받고도 총 28장의 수령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한국지엠 자동차의 운탁송 업무를 전담하는 디케이엘 역시 하도급 업체에게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디케이엘은 수급 사업자와 하도급 계약서 등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는 과정에서 수급 사업자 평가에 따른 임의계약 해지, 계약 자동갱신 조항 삭제, 파업으로 업무지장이 초래되는 경우 계약 해지 등 거래상대방에게 불리한 거래조건을 일방적으로 설정하거나 변경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디케이엘은 설정 또는 변경된 거래조건이 반영된 하도급 계약서를 직접 작성해 수급 사업자에게 보내 날인하도록 하고, 변경된 거래조건에 동의하지 않은 수급사업자의 추가 협의 요청도 거부했다. 이는 공정거래법과 시행령 위반이다.

하도급법도 위반했다. 디케이엘은 하도급 위탁일, 위탁 목적물, 목적물의 납품시기 및 장소, 하도급 대금과 지급방법 및 시기 등 법정 기재사항을 적은 서면을 수급사업자가 용역 수행행위를 시작하기 전까지 발급해 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서면의 발급없이 수급사업자에게 자동차 탁송업무를 위탁해 오다가 5개월이 지나서야 관련 내용이 담긴 하도급 계약서를 발급했다.

이 과정에서 디케이엘은 5개월 늦게 발급해준 하도급 계약서의 효력 시기를 일방적으로 소급시켜 시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거래조건을 일방적으로 설정·변경해 거래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와 자동차 탁송 용역을 위탁하면서 하도급 계약서를 사전에 발급하지 않은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원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하도급법 위반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감시 활동을 펼치고, 위반 행위를 적발할 경우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