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전시회 참가지원보다는 국내 전시산업 육성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이 원하는 외국바이어와의 접촉 기회가 많아질 뿐만 아니라 비용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 한정현 부회장에 따르면, IT·가전전시회인 ‘CES2017’의 참관객 18만명 중 10%가 관련업체 CEO이고, 또 40%(7만여명)는 기업에서 구매결정권을 가진 제너럴 매니저급 인사들이다. 또 모바일 전시회인 ‘MWC2017’의 경우 10만여명의 참관객이 1주일 동안 오고가며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원 가량이다.

한 부회장은 “이 때문에 국내 전시회 참가비용(500만원)보다 3배가량 더 비용이 들지만, 중소기업들이 해외전시회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의 해외전시회 참가 중심정책은 국내전시회 육성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바이어가 찾아오고 중소기업이 참가할 수 있는 국내전시회를 육성해야 하는데, 현재 전시산업은 그저 방치된 상태”고 주장했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전시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전시산업진흥회 한정현 부회장은 “해외전시회 참가비용이 국내전시회 참가비용의 3배이지만, 중소기업이 해외전시회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며 국내 전시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홍콩은 1년에 35개의 전시회를 개최하는데, 이 중 5개가 세계 최대규모 수준이고, 참여하는 바이어 수만도 80만명에 이른다. 전시산업이 발전하면, 바이어 접촉을 위한 비용도 아끼면서, 전시회를 통한 부가가치 발생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전시산업 정책방향은 해외전시회 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 부회장에 따르면, 해외전시회 참가를 위한 정부 지원예산은 지난해 약 750억원인 반면 국내전시회 지원예산은 50억원에 불과하다.

경희대 컨벤션경영학과의 김봉석 교수는 “정부 관계자를 만나 얘기를 하는데, 전시산업에 이 정도 금액까지 지원을 해줘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더라. 예산규모가 다른 산업에 비하면 소액이지만, 물어보는 것 자체가 전시산업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다. 국내 14개 전시장의 총 면적은 약 28만㎡에 불과하다. 이 중 킨텍스(KINTEX)가 10만8000㎡이며, 나머지 13개 전시장의 평균 면적은 1만3846㎡ 수준이다. 중국 심천의 경우, 전시장 하나의 면적만 50만㎡에 이른다. 중국은 최근 전시산업에 공을 들이며 20만㎡ 이상 전시장을 2016년 기준 7곳 보유하고 있다. 또 40만㎡ 이상인 전시장도 3곳이다. 전시산업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독일 하노버의 전시장도 45만㎡,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은 36만㎡에 이른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여러 국가들은 20만㎡이상의 전시장을 하나 이상 보유하고 있다.

킨텍스의 윤효춘 부사장은 “한국이 모바일 강국인데, MWC와 같은 전시회를 왜 유치하지 못하느냐는 말이 나오는데, 전시장 면적이 그만한 규모의 전시회를 열 수준이 되지 않는다”며 “전시장은 숙박, 음식, 교통, 쇼핑 등 여러 산업이 융합된 복합산업이다. 하지만 킨텍스만 봐도 주변 교통이 불편하고 인근에 호텔도 없고, 쇼핑자원도 없다. 전시산업에 대한 투자를 미래 부가가치 수익원이란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진흥과 박덕열 과장은 “전시산업에 대한 지원확대 필요성은 정부에서도 느끼고 있지만, 예산이라는 것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한 곳에 지원을 확대하면 다른 곳은 줄일 수밖에 없다”며 “2018년 무역진흥과의 가장 주된 업무 중 하나가 전시산업 육성이 될 것이다. 국회 차원에서도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각계에서 목소리를 함께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매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IT·소비가전업체가 총출동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IT·가전전시회다. MWC(Mobile World Congress)는 전세계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제조사 및 장비업체의 연합기구인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 Association)가 매년 2월 마지막주에 주최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이동·정보통신산업 전시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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