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채권관리는 거래처 관리에서부터=회사가 거래처에 채권의 변제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 근거가 바로 계약서다. 오래된 거래처와는 여러 장의 계약서가 있는 경우도 있고, 오래 거래하다 보니 오히려 제대로 된 계약서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계약의 근거를 잘 정리해서, 추후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계약서는 한 부를 스캔해 스캔본과 원본을 별도로 보관해야 한다.

여러 장의 계약서가 있는 경우, 계약서의 선후를 구별해서 정리해 놓아야 한다. 특히 계약의 내용이 변경된 경우, 어떤 계약 내용이 우선하는지를 확인해야하고, 필요한 경우 변경된 사항에 대해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여러 장의 비슷한 계약서가 있는 경우, 어느 계약서의 효력이 우선하는지에 대해 다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경우를 미리미리 대비에 놓아야 차후 분쟁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계약서의 당사자가 변경된 경우를 주의해야 한다. 만약 거래처가 개인사업자였는데 상호만 변경된 경우라면, 계약변경이 필요없다. 그러나 개인사업자의 대표자가 변경된 경우라면 신규계약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변경됐다면, 새로운 계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법인의 상호변경이나 대표이사만 변경된 경우에는 계약서를 다시 작성할 필요가 없다. 계약서의 당사자가 변경되는 경우에, 계약의 내용변경을 하지 않고 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종종 있으니, 주의해서 계약서를 관리해야 한다.

◇영업양수도가 이뤄진 경우=경우에 따라 거래처가 통째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를 법률용어로 영업양도라고 하는데 채권자가 돈을 받으러 갔는데, 영업을 양수받은 양수인이 ‘내가 진 빚이 아니므로 갚을 수 없다’고 말한다.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황당하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우리 상법은 제42조에서 영업양수인의 책임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김갑동이 경영하는 A라는 상호를 가진 업체가 있었는데, 영업시설을 포함해 전부를 이을동에게 넘겼고, 이을동이 A라는 상호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채권자는 A라는 상호를 가진 김갑동에게 돈을 빌려 준 것이지만, 이을동에게도 채권의 청구가 가능하다. 이때 이을동은 김갑동 대신 돈을 갚아야 한다.

이때 이을동이 책임을 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양도인의 채무에 대한 책임이 없음을 등기’하던지, 김갑동과 함께 채권자에게 자신은 채무를 갚을 의무가 없음을 통지하면 된다.

어떻게 보면, 간단해 보이는 문제다. 그런데 실제로 실무에서는 계약당사자가 누구인가가, 돈을 갚아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가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법무담당자라면 이런 내용을 잘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계약서를 잘 분류하고 관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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