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2주가량 앞두고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며칠 전 동네 번화가 유세현장에서는 한차례 소동이 있었다. A후보의 유세차량에서 연설을 하던 한 관계자가 B후보를 폄하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B후보의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이 유세차량으로 다가가 “근거가 있느냐? 전형적인 네거티브다”라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시끄럽기도 하고, 보기에도 안 좋아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네거티브(Negative)란 상대후보의 부정적인 면을 들춰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선거운동 방식을 말한다. 음해, 부정부패와 같은 비리폭로, 약점이나 인신공격, 색깔론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에대한 부정적 시선때문에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양상이지만,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최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만 봐도 그렇다. ‘갑철수’ , ‘MB아바타', ‘문재인 아들’ 등 자극적인 검색어들만 오르내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강요, 공무상 비밀누설 등 온갖 불법과 부도덕한 행위로 탄핵된만큼 도덕성 검증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책 검증’보다는 ‘네거티브 검증’이 우선시되는 모양새다.

네거티브 검증이 무조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검증과정에서 후보의 도덕성을 알 수 있고, 대처방법을 보면서 후보의 역량을 평가할 수도 있다. 네거티브를 잘 극복하면 오히려 지지율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네거티브 검증이 우선되면, 정책논의는 등한시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60일만에 진행되는 초단기 선거인 탓에, 구체적인 정책과 이행계획을 쏟아내기에도 일정이 빠듯하다. 비슷한 정책, 두루뭉술한 공약을 내놓고 네거티브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후보들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선거는 미래를 위한 것이다. 앞으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통령선거는 무의미하다.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을 겪으면서 국민의 상처가 크다. 이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뿐이다. 남은 2주일은 네거티브 공방 대신 정책검증이 주가 되는 선거운동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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