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시대의 저성장을 극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핵심열쇠는 중소·중견기업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 성장 로드맵과 함께, 산업생태계에서 허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견기업을 명문장수기업으로 육성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업성장의 롤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중소기업청 중견기업정책국 신동준 국장은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26일 개최한 ‘명문장수기업만들기 전략포럼’에서 “중견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욕구를 북돋울 수 있도록 롤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며 “올해 처음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는 이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미국의 기업 중 100년 이상 장수기업은 1만2780사로 전체 기업의 29.4%에 이른다. 독일의 경우 1만73개사로 전체 기업의 23.2%다. 반면, 근대적 기업 역사가 짧은 한국의 경우 100년 이상 역사를 이어온 기업은 두산 등 8개사 뿐이다. 60년 이상된 기업도 184개사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산업의 역사가 긴 국가의 경우 100년 이상 장수기업들이 일자리 창출 등 산업생태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허리 역할을 할 중견기업, 그중에서도 장수기업군이 매우 취약하다.

여기에 중소·중견기업 창업세대의 급격한 고령화와 중견기업의 갑질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부산의 한 중견기업 대표는 부하 직원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하는가 하면, 대표의 집 나무에 제때 물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해 사회적 공분을 샀다. 한 골프시뮬레이션 전문기업은 자신이 골프시뮬레이터 기기를 공급한 사업자들에게 폭리 등 갑질을 일삼아 기업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나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같은 일부 기업인들의 부도덕 행위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가야할 기업들이 국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문화를 확산하고, 기업성장의 룰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기청에서는 올해 초 ㈜코맥스, 동아연필㈜, 매일식품㈜, ㈜피엔풍년, 광신기계공업㈜, 삼우금속공업㈜ 등 6개 기업을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했다. 명문장수기업이란 장기간 견실한 기업운영으로 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고, 세대를 이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중소·중견기업을 말한다.

명문장수기업 확인을 위한 운영기간 기준은 업력 45년 이상이며, 명문기업의 기준은 ▲고용기여, 매출액, 영업이익 등 성장성 및 법인세 납부,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평가 등 경제적 기여 ▲관련법규 준수, 인권·노동·환경·안전·보건·공정경쟁·사회공헌 등 사회적 책임경영 평가 등 사회적기여 ▲제품의 우수성, 특허수준, 연구개발비 비중 등 지속발전 가능성 평가 등 기업혁신 역량 등을 판단해 선정한다. 수출기여와 고용창출 비중이 크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신 국장은 “명문장수기업을 선정할 때 경제적 기여도 중요하지만, 사회에 얼마나 선한 기여를 하느냐도 중요한 평가지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업승계를 통해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2세들의 제대로 된 교육도 중요하다. 현장 경험없이 경영에 나섰다가 기업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며 “지역 중견기업간 교류를 위한 중견기업클럽 등에서 가업승계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중견기업은 상시 근로자수 1000명 이상, 최근 3년 평균 매출액이 업종에 따라 400억원 초과에서 1500억원 초과 기업으로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을 말한다. 2015년말 기준 국내 중견기업 수는 3558개사로 전체 기업의 0.1%를 차지한다. 중견기업의 고용인원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5.5%인 115만3000명이며, 수출액은 873억달러(16.6%) 그리고 매출액은 620조4000억원(17.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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