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전국의 영업점 80%를 폐쇄한다는 방침에 맞서, 노동조합이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등 대국민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은행측이 제재방침을 밝히자 부당노동행위라며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25일 사내게시판에 “소비자금융전략에 따른 변화와 관련하여 언론매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근거없이 당행을 비방하는 등 윤리강령 및 소셜미디어정책/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행위가 발생하고 있고, 그로 인해 당행의 명성 및 영업상 이익이 크게 손상되고 있다”며 “내규 위반시 그에 따른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성 글을 올렸다.

한국씨티은행이 전국의 영업점 80%를 폐쇄한다는 방침에 맞서, 노동조합이 반대입장을 밝히고 홍보활동에 나서자 은행측이 제재방침을 밝혀 부당노동행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씨티은행 본사 로비.   ©중기이코노미

“SNS 사용, 은행 승인 받아라” vs “표현의 자유 침해”

은행측이 징계방침의 근거로 제시한 소셜미디어정책/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부 소셜미디어 컨텐츠 및 사용은, 심지어 개인적인 이유일지라도 제한되거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근거로 노동조합이 영업점 내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노조 김호재 홍보부위원장은 “인터뷰 동영상의 내용은 주로 점포폐점 후 직원들의 격지발령·육아문제 등 애로사항인데, 이를 은행의 명성 손상 및 영업손실로 간주해 직원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고 있다”며 “개인 SNS까지 단속하는 사측의 행위는 헌법 21조가 보장한 표현의 자유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행태”라고 비난했다. 특히 “노동조합의 정당한 홍보활동을 이유로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만약 그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사측에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씨티은행이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자료=씨티은행노동조합>

금융노조 “실질적 투쟁방안 고민 중”…씨티은행노조 지원

법무법인 덕민 황민호 변호사 역시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씨티은행이 통폐합 과정에서 명확하지 않은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입막음하려 한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조만간 내부의사결정을 통해 씨티은행노조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교육문화홍보본부 이지섭 부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한국금융산업 역사상 최초로 무리한 구조조정을 하면서, 조합원들에게는 협박을 통해 다른 요구를 하지 못하게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며 “금융산업노조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투쟁방안을 선택할지 고민 중이며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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