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국가 이름을 마치 브랜드인 것처럼 사용한 최초의 나라다. 수출하는 제품에 ‘메이드 인 저머니’라고 표시해 독일의 뛰어난 생산력과 높은 품질을 보증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었다. 최근에는 도시 브랜드가 국가 브랜드보다 더 중요해졌다. ‘I♥NY’로 알려진 미국의 뉴욕브랜드는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브랜드 캠페인인 동시에 최초의 도시 브랜드다.

우리나라에는 서울이라는 도시 브랜드가 있다. ‘서울산업진흥원(SBA) 유통마케팅본부’는 중소기업 제품에 ‘I market SEOUL’이라는 서울브랜드를 달아 판매하고 있다. 유통마케팅본부는 지난해 4월 ‘서울유통센터’를 열고, 중소기업 제조업체와 유통인이 만나는 국내 유일 B2B 유통플랫폼을 완성했다.

SBA에서는 이전 2015년까지 서울에 6개의 판매매장을 두고, 중소기업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직접지원을 했다. 하지만 유통전문가가 아닌 공공기관이 판매를 대신해주는 형태로는 제품판매도 잘 되지 않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갔다.

김용상 서울산업진흥원(SBA) 유통마케팅 본부장은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의 유통을 지원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기이코노미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김용상 유통마케팅 본부장은 그래서 “공공기관이 중소기업 ‘유통’을 지원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품 잘 팔수 있는 유통인과 만난다…유통교류회

“중소기업의 첫번째 희망은 물건을 잘 파는 일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영업력도 정보도 부족하죠. SBA는 물건을 누가 제일 잘 팔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된 것이죠. 물건을 잘 파는 사람은 바로 유통인입니다.”

서울유통센터는 상품을 제조하는 기업과 상품을 유통하는 기업이 만나는 B2B 유통플랫폼이다. 유통센터 개관 후 지난해 12월까지 86회의 ‘유통교류회’를 개최해 활발한 상품 소싱과 거래가 이뤄졌다.

김 본부장은 “벤더, 셀러 등 백화점 온라인마켓에 물건을 소싱해 판매하는 유통인은 대부분 자영업자들이고, 이런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100만명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판매할 만한 물건을 찾아 백화점·마트·온라인몰 등에 입점시키고, 수수료를 받는다. 반면 중소기업은 물건을 만들 뿐이지, 그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잘 모른다. 대형마트나 온라인몰, 백화점 등의 MD를 만날 기회는 거의 드물다.

지난해 4월 개관한 ‘서울유통센터’는 상품을 제조하는 기업과 상품을 유통하는 기업이 만나는 B2B 유통플랫폼이다.<사진=서울산업진흥원>

믿고 살수 있는 중기제품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

SBA는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라는 인증을 통해 소비자가 중소기업 상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이서울어워드는 ▲리빙 ▲식품 ▲유아·출산완구 ▲문구·자동차·애완·취미 ▲스포츠·레저·여행 ▲컴퓨터·가전·디지털 ▲이미용 ▲패션잡화 ▲서비스 등 각 분야 유통전문가들이 중소기업의 우수상품을 심사해 매월 선정한다. 지난해에는 HIT상품, 혁신상품, 아이디어상품 등 총 1156개의 상품을 선정했다. 선정된 제품은 홍보프로모션과 전문유통사와의 매칭, 온라인 판로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올해는 5000개 이상의 제품을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 2월 하이서울 어워드 인증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증을 받은 기업의 매출이 평균 3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소기업 아이디어 상품의 매출성장이 두드러졌습니다.”

또 SBA는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서울’ 브랜드를 살려, 어워드상품의 해외 판로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판로지원은 전시회나 수출상담회 형태가 대부분이다. SBA는 한인네트워크, 민간무역네트워크, 외국인글로벌마케터 등 해외 현지유통인과 Kbiz, 코트라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상시적으로 어워드 선정상품 정보를 제공해 B2B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와함께 어워드상품 쇼룸을 조성하고, 현지 유통망에 상품을 입점시키는 한편 O2O 판매기획전을 개최하는 등 해외버전의 ‘서울유통센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용상 본부장은 “작은 기업 상품도 지속적으로 소비자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SBA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사명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SBA는 특히 온라인 판로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유통시장 규모가 120조원으로 커지고, 그 중에서도 온라인시장과 모바일시장 확대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SBA는 G마켓·인터파크·네이버·카카오·위비마켓 등 유력 플랫폼사와 제휴해 소비자가 손쉽게 중소기업 제품과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하이서울샵’ 쇼핑몰 입점이나 온라인 판매기획전 등이다.

이와함께 대기업 제품 대부분을 중소기업이 실제 생산해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품질을 갖춘 중소기업 제품을 선별해 적절한 홍보마케팅을 지원하면 판로가 확대될 것으로 김 본부장은 판단하고 있다.

“SBA가 지원한 카카오의 선주문후생산 플랫폼인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린 중소기업 상품 사례를 보면, 다수의 소비자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중소기업이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 본부장은 출시 후 지속적으로 ‘앙코르’ 판매되는 상품의 경우 대기업 제품이 아닌데도 소비자의 반응이 뜨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마스크·카드지갑·어닝힙색 등과 같이 기존 상품에 소비자가 원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하면, 작은 기업 상품도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SBA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사명감을 갖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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