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4일·8일 사흘만 연차를 사용하면 11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국내외 여행 등을 계획하며 기대에 부푼 사람도 상당수다. 그러나 중소기업 직장인에게 황금연휴는 ‘다른나라’ 이야기다. 2일·4일·8일에 정상근무를 하는 회사가 많은 탓이다. 심지어 1일 ‘근로자의 날’에 근무하는 기업도 있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제조 중소기업 2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소기업 종사자 가운데 연휴 기간의 평일(2·4·8일)중 하루라도 쉬는 사람은 절반 수준(54%)에 그쳤다. 11일간의 연휴를 모두 쉬는 사람은 8.2%로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의 날에 근무를 시키면 휴일에 근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50% 이상의 임금을 더해서 지급해야 한다. 위반하는 경우 임금체불에 해당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대통령선거와 같은 임시공휴일은 어떨까. 이 경우 사업주가 정하는 취업규칙에 따라 달라진다. 선거일을 휴일로 한다고 별도로 명기한 경우에만 쉴 수 있다. 휴일로 정한 경우에도 유급으로 할 것인지, 무급으로 할 것인지 여부는 노사 당사자 간에 정하도록 하고 있다. 단 근로자가 공민권(국민으로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적절한 시간을 주지 않는 경우,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문제는 이러한 근로기준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두사람이 빠져도 업무에 크게 차질이 없는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차사용이 자유롭다. 그러나 일용직 근로자는 물론 마트직원, 백화점직원 및 기타 수많은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직장인은 연차사용으로 사실상의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적지않다.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임에도 불구, 먹고사는 문제가 달리다 보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임금도 대기업에 못미치는데, 연차사용도 자유롭지 못하니 ‘빈익빈부익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구인난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 대기업 수준으로 임금을 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휴일 및 연차 등 법으로 명기된 권리부터 준수해야 한다. 사업주가 휴일 및 연차 사용에 대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동시에 정부는 기업의 휴무여부를 파악해 휴일근로에 대한 보상지급 유무를 점검하고, 임금미지급에 대해선 강력한 행정제재를 가해야 한다. 가고싶은 직장이 되면 구인난은 자연스레 해결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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