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작품화를 통해 가치를 높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바꾸는 방법”이라고 강조하는 서울산업진흥원(SBA) 박보경 콘텐츠사업본부장.   ©중기이코노미

“공유플랫폼 시대가 오면서 누구나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콘텐츠로 자기표현을 하고,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기술의 진보는 콘텐츠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입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서울산업진흥원(SBA) 콘텐츠사업본부 박보경 본부장은 다양한 문화콘텐츠 중에서도 애니메이션 산업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했다. 최근 인구감소 현상,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 저하 등 부정적인 환경에도 애니메이션 산업은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의 핵심 산업중 하나”

“애니메이션 산업은 뉴미디어 등으로 매체를 다변화하며 꾸준히 변화를 꾀해왔습니다. 나아가 영화, 캐릭터상품, 도서, 뮤지컬 등 수많은 다른 콘텐츠와의 연계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완구전문기업인 영실업은 2015년 로봇만화 ‘또봇’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년대비 44% 증가하는 성공을 거뒀죠.”

박 본부장은 애니메이션 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의 핵심 산업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문화서비스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2013년 기준 12.4, 반도체(4.2)·자동차(6)·조선(5.9) 등 제조업 고용유발계수의 2배를 넘는다. 애니메이션 사업체의 종업원중 73%가 정규직이고, 88.9%가 39세 이하의 청년층으로 구성돼 있다.

1999년 문을 연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요람이다.<사진=SBA>

그렇기 때문에 박 본부장은 ‘공공의 힘’을 강조한다. ‘민간의 힘’만으로는 성장이 더딘 ‘중소’ 애니메이션 기업을 지원해 ‘중견’ 애니메이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SBA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콘텐츠사업본부는 대한민국 콘텐츠 중심지인 서울에서 차세대 킬러콘텐츠 창작을 지원하고, 해외수출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애니메이션센터·애니타운…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거점

국내 애니메이션 사업체는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 있다. 2015년 기준 서울의 애니메이션 사업체는 243개사로, 전국 애니메이션 사업체의 64.6%를 차지한다. 서울 애니메이션 산업의 경쟁력이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 경쟁력의 척도인 셈이다. 

특히 1999년 문을 연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요람이다. SBA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중심으로 ‘예장자락-남산동-회현동-서울역7017’을 연결하는 구도심 약 41만㎡에 ‘애니타운’을 조성했다. 콘텐츠기업과 창작인 그리고 시민과 관광객이 만날 수 있는 글로벌콘텐츠 산업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

웹툰 원작을 육성하고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웹툰 창작공간 및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웹툰파트너스.<사진=SBA>

또 투자유치 문제해결을 위해 올해부터 ‘콘텐츠 파트너스’ 체계를 구축하고 실행 중이다. 콘텐츠 파트너스는 투자자·방송사·배급사 등 콘텐츠산업의 핵심 의사결정자들이 참여하는 상설 협치체계다. SBA의 지원 외에 외부 투자재원을 유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뽀로로’를 대표선수로 하는 영유아 애니메이션 분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분야입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영유아 이후 어린이·청소년·성인 등 다양한 연령층에서 향유할 콘텐츠를 발굴해 개발하는 것입니다.”

박 본부장에 따르면 모바일 기반으로 빠르게 넘겨보는 ‘웹툰’ 장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겨난 형태의 콘텐츠다. 지금은 영화나 드라마의 원천소스가 되기도 하는데, 우리만의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텔링으로 중국 등 해외에서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따라서 SBA는 웹툰 원작 육성과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웹툰 창작공간 및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웹툰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웹툰이 무료로 소비된다는 점이 우려스럽지만, 유료로 사용하는 문화도 조금씩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스포츠·AR·VR 산업도 콘텐츠가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박보경 본부장은 “‘뽀로로’를 대표선수로 하는 영유아 애니메이션 분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분야다. 영유아 이후 어린이·청소년·성인 등 다양한 연령층에서 향유할 콘텐츠를 발굴해 개발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4차 산업혁명 도래와 함께 떠오르고 있는 e-스포츠·AR·VR 산업도 콘텐츠 없이는 발전을 할 수 없다. SBA는 지난해 서울 상암에 문을 연 ‘서울e-스타디움’을 거점으로 ‘SBA 게임콘텐츠센터’를 열어 70여개의 인디게임개발자와 스타트업 등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는 거의 매일 국제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전세계 28개국으로 실시간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가장 잘 구비된 e-스포츠 경기장으로 중국 등 해외기업들이 벤치마킹을 하기위해 찾고 있다.

SBA는 AR·VR 산업발전을 위해 AR·VR 게임접목 정책수립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또 AR·VR 기반 게임의 국제행사 개최를 지원하고, AR·VR 기반 게임콘텐츠 제작도 지원할 예정이다.

“콘텐츠를 잘 만든다는 것, 많은 예산을 단기간에 쏟아붓는다고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도 있어야 하고, 연출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콘텐츠가 제품이냐 작품이냐를 가늠하는 기준을 만들고, 콘텐츠 작품화를 통해 콘텐츠의 가치를 높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바꾸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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