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내세웠다. 산업경제부문에서 ‘적폐청산’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생태계로의 재편이 한 축이다. 또 다른 축은 재벌개혁을 통한 공정한 시장경제 조성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생태계로의 재편과 함께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R&D예산과 인력지원 확대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적합업종 제도 법제화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불공정한 시장경제를 바로 잡기 위해 상법과 공정거래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재벌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도 문 대통령의 공약이다.

◇중소기업 자생력 키우기=새로운 정부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R&D예산과 함께 인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중소기업 R&D 지원예산을 두배로 늘리고, 재벌대기업에 대한 조세감면제도를 폐지·축소해 발생한 재정증가분을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지원확대에 사용한다.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표적인 공약 ‘추가고용지원제’는 2명의 신규인력 채용 후 3번째 인력에 대해서는 정부가 3년간 임금 전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또 경영성과급에 대한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감면해 줌으로써 중소기업의 성과공유제 도입을 유도한다. 스톡옵션이나 성과급 또는 인센티브 방식으로 이익을 공유하는 ‘미래성과공유제’도 정부차원에서 추진한다. 

소규모 사업장이나 저임금 근로자에 대해서는 사회보험료 지원을 강화한다. 이외 실패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재창업전용펀드를 조성하고, 워크아웃을 통한 우선적 채무조정도 시행한다.

◇생계형 업종, 골목상권 보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소상공인생계형적합업종 지정 특별법’을 제정한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복합쇼핑몰의 입점을 제한하고, 이미 운영중인 복합쇼핑몰의 영업시간도 규제한다.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기준을 2억원에서 3억원으로(0.8%), 3억원에서 5억원(1.3%)으로 확대한다. 또 연매출 5억원 이하의 중소가맹점에 대해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 1.3%를 1%까지 점차적으로 내리고, 연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도 점진적으로 인하한다. 이외 약국, 편의점, 빵집 등 소액다결제 업종도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무원 복지포인트의 30%는 전통시장에서만 사용하는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한다. 전통시장에 주차장 설치를 지원하고 화재예방대책을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 ‘을’을 위한 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범정부 차원으로 격상할 예정이다.

◇재벌지배구조 개혁=황제경영을 견제하기 위해 상법을 개정한다. 상법개정을 통해 이사진 선임시 1주1표 원칙을 배제하고,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며,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 시행한다. 또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를 위한 ‘전자투표제’와 ‘서면투표제’도 문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돼 있다.

소액주주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대표소송 단독주주권’을 신설하고, 모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가진 주주가 자회사의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는 ‘다중장부열람권’을 도입한다. 공공부문에 근로자가 추천한 이사를 선임하는 ‘근로자이사제’도 시행한다.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만이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도 임기내 폐지한다. 그동안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소극적으로 행사한다는 비판을 수용, 고발 주체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또 현재 3배 수준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공정거래 사건 전반에 도입하고, 손해배상액도 3배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 이외 재벌들의 기부금 형식의 정경유착을 근절하기 위해 비자발적으로 내는 기부금 또는 성금 등으로 구성된 준조세를 금지하는 ‘대기업 준조세금지법’도 공약에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