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에서 빚을 많이 진 36개 기업집단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1999년 도입된 ‘주채무계열제도’는 은행부채가 많은 기업집단의 재무상태를 주채권은행으로 하여금 미리 평가·관리하게 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기업집단의 전년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그 이전해 말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 잔액의 0.075% 이상을 차지할 경우 주채무계열로 지정한다. 1년에 한번씩 지정하는데 올해 주채무계열 선정기준 신용공여액은 1조4514억원, 지난해 기준금액(1조3581억원)보다 933억원 증가했다.

<그래픽=박홍기 기자>   ©중기이코노미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부품제조사인 ‘성우하이텍’이 올해 주채무계열로 신규편입 됐다. 반면 STX조선해양·현대·한솔·태영 등 4곳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STX조선해양은 법정관리 개시, 현대는 주기업체인 현대상선이 계열 분리되면서 빠졌다. 한솔 및 태영은 빚 상환에 따른 신용공여 감소로 제외됐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주채권은행에서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 일정 점수를 넘기지 못한 기업집단은 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뒤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우리·산업·국민은행 등 6개 주채권은행이 이달 말까지 담당 계열에 대한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한다”며 “기준점수 미만인 계열은 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부채비율 감축계획 등을 제출하거나, 심한 경우 자산매각이나 부실계열사 정리 등 강도높은 자구계획을 이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몇 개 계열이 약정체결을 했는지 여부는 비밀유지의무가 있어 공개할 수 없지만, 매년 평가를 통해 몇몇 계열에 대한 약정이 체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많은 상위 다섯 개 기업집단을 순위별로 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현대중공업 순이다. 지난해 4위였던 현대중공업이 5위로 내려가고, LG가 4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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