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이 주택가격 동향 통계에서 사용하는 표본 중 아파트의 비중이 실제 주택구성비율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 시장 흐름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실련 부동산감시팀은 16일 자료를 내고, 한국감정원 주택가격 동향에 사용되는 월간 1만9697개의 표본의 75%, 주간 6228개의 표본의 100%가 아파트인데 반해, 통계청 자료 등에 따르면 아파트는 전체 주택 중 4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표본이 과도하게 아파트에 편중돼 시장 흐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체 주택에서 단독(다가구 포함)과 연립(다세대 포함)의 비율은 각각 40%, 10%이지만, 한국감정원의 월간동향 표본에는 14%와 11%가 반영되고 있다. 그나마 주간동향에는 1%도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전체 주택 비율과 감정원 표본 비율

<자료=경실련>

이에 따라 경실련은 정부와 한국감정원이 주간가격 동향 통계발표를 중단하고 월간 동향은 실제에 근거한 통계를 작성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 지속돼 왔는데, 표본에서 아파트 비중이 높아지면 결국 비싼 주택의 비중이 높아져 실제 상황과 동떨어진 지수가 산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은 이를 보정하기 위해 ‘제본스 지수(상하향값의 편차가 적은 국제적 권고방식), 기하평균’ 등 과학적 통계기법을 활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의미있는 통계기법도 편중된 표본으로는 시장 상황과 동떨어진 결과물을 도출시킬 우려가 높다는 것이 경실련의 지적이다.

특히 경실련은 “감정원 통계는 전세가격 상승을 부풀리고 싶어하는 관료와 일부 언론의 기삿거리로 전락한지 오래”라며, 주간동향의 발표 영구중단과 월간동향의 일시중단 및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주간가격동향 산출근거도 도마에 올랐다.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최승섭 부장은 “경실련의 주간 상승률 산출근거 정보공개 청구에 한국감정원은 통계법령을 이유로 비공개 결정으로 응했으나, 이는 정보를 숨기려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각을 세웠다. 통계청이 이유로 거론한 개인 식별 우려는 지번을 제외함으로써 보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실련은 정보비공개에 대한 이의신청을 청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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