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성비염, 천식 등 아토피질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토피질환은 가정과 사회에 막대한 부담을 떠안기는 만성질환으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사회문제다. 하지만 예산과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환경보건에 대한 정책우선순위도 그리 높지 않다. 실제 정부는 지난 2007년 천식 아토피 예방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음에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지원도 미비했고 관리체계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따라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안전행정위원회)은 아토피질환의 연구치료를 국가적 차원으로 관리하도록 한 ‘아토피질환관리법’을 지난 1월 대표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이 아토피질환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아토피질환 예방과 진료 그리고 연구사업을 시행하도록 규정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토피질환 환자의 경제적 부담능력 등을 고려해 치료비용을 지원하고, 아토피질환 발생률 등 통계 산출을 위한 등록·관리·조사사업도 진행하도록 했다.

중앙정부 이외 지방정부 차원의 아토피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대책도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용석 의원은 알레르기질환(아토피,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의 예방 및 관리 수행을 담은 ‘서울특별시 알레르기 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지난 4월 대표발의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서울시장으로 하여금 알레르기질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또 예방관리를 위한 홍보·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시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를 운영한다. 충남도의회도 11일부터 시작되는 임시의회에서 지난 4월 입법예고한 ‘아토피 질환의 예방·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이처럼 중앙과 지방정부가 아토피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관련 예산은 여전히 부족하다. 2017년 서울시의 아토피 전체예산은 4억원에 불과하다. 그것도 2억원은 정부보조금이 보태진 것이다. 이러다보니 ▲아토피에 대한 통합적인 정보제공 ▲교육 및 홍보사업 ▲아토피질환자에 대한 실태조사와 체계적인 관리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업과 전문인력 보충 ▲부서간 협력체계 및 사업간 연계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등 자치단체 보건정책 담당자나 수요자의 요구가 많지만, 실제 이뤄지는 것은 예방관리 및 낮은 수준의 서비스 지원에 그치고 있다.

현재 아토피와 관련된 정책은 보건복지부의 예방 및 진단·치료사업, 환경부의 환경성질환 조사감시 및 관리와 실내환경진단 개선사업, 국토부의 건강친화형 공동주택건설기준 관련 정책 수립·집행 등이지만 대체로 기준마련 및 예방관리 수준이다.

아토피가 부모로부터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환경악화로부터 발생한다면 우리사회가 나서서 민감·취약계층의 치료를 도와야 한다. 아토피질환의 발생과 악화에 관여하는 환경요인은 공기 및 수질오염, 기후변화, 화학물질, 흡입 및 식품알레르겐,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등이다. 특히 하루중 거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생활하는 어린이, 노약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매우 크다. 최근 중앙과 지방정부 차원의 아토피질환 예방·관리대책에 환영을 표한다. 국회·서울시 등에서 추진중인 각종 법안 및 조례 등에서 규정한 사업이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뒷받침도 해줄 것을 정부에 당부한다.[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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