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기업의 R&D 다시말해 기술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PWC에 따르면, 전세계 R&D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R&D 지출비용은 2005년 4000억달러에서 2015년 6800억달러로 70% 증가했다.

그러나 R&D 비용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예컨대 2015년 전세계에서 R&D투자를 가장 많이 한 폭스바겐(153억달러)은 디젤기술개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사업위기를 겪었다. 또 IBM은 1993~2005년 사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지식재산권을 출원했지만, 성장률과 수익률에서 애플에 뒤지는 굴욕을 맛봤다.

세상에 없던 완전한 신기술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기술의 생존주기가 짧아진 탓이다. 반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연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점점 늘고 있다. 이에따라 기술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C&D(Connect&Development)가 대표적이다. 외부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내부의 R&D역량과 연결시켜 신제품을 개발하는 전략이다. 협력사, 경쟁사, 소비자와의 협업을 통해 최소한의 인력과 투자로 성과를 만들 수 있다. 세계 최대 생활용품업체인 P&G는 회사에 필요한 R&D과제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외부의 아이디어를 구한다. 해당 제도로 감자칩 위에 그림이나 글자를 적은 ‘프링글즈 프린트’ 제품을 단기간 내에 출시할 수 있었다. 구글은 비밀연구소인 ‘구글X’를 운영 중이다. 웹사이트(solveforx.com)에 접속하면 누구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토론할 수 있다. 구글운영진은 아이디어 제안자와 관련전문가를 연결하고 필요시 개발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A&D(Acquisition&Development)전략은 자사에 부족한 기술을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필요한 기술을 갖춘 기업을 인수한 후(주로 벤처기업) 추가 개발을 통해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것을 말한다. 미국 IT업체 시스코는 1993년 이후 175건, 매년 평균 8건의 기업인수를 통해 네트워킹 기술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2014년 메이징 애플리케이션 선두주자인 ‘왓츠앱’을 190억달러에 인수, 브라질·인도·멕시코·러시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밖에 ▲시제품을 빠르게 출시한 후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보완해 나가는 L&D ▲신기술 개발 등 전략적 투자목적으로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거나 인큐베이션 하는 S&D ▲연구개발 전반에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도입해 개발 생산성을 높이는 D&D 등이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박용삼 수석연구원은 최근 펴낸 ‘R&D의 진화, 이제는 X&D시대’ 보고서를 통해 “기업이 처한 상황을 정밀히 진단해 개발과제의 특성에 맞는 X&D전략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전략에 최적화할 수 있는 조직문화나 제도를 개편하는 등 내부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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