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천시와 신세계가 토지매매계약을 한다는 소식을 접한 상인들이 복합쇼핑몰 입점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기이코노미

12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깡시장과 종합시장 상인회, 계양구 병방시장과 작전시장 상인, 부천·삼산동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저지 인천대책위, 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관계자 등 20여명은 부천시청 3층 복도에서 시위를 하고 복합쇼핑몰 입점 중단을 촉구했다.

심규청 인천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오늘 아침 부천시와 신세계가 부지매매계약을 맺는다는 소식이 대책위로 전해져, 부천시청을 찾아 시장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모였다”며 “아침에 예정된 부지매매계약이 지연되고 있지만, 시장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이와관련 부천시 도시정책과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복합쇼핑몰이 아닌, 백화점 입주 계획이다. 복합쇼핑몰이란 단어부터 다시 정리해야 된다”며 “신세계백화점 사업은 전체 11만평의 단지중 9.8%인 1만2000평 정도로, 복합쇼핑몰에 비해 매우 작은 규모”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세계와 토지매매계약이 아닌 협의 일정은 있었지만, 여건상 연기하기로 했다. 어떤 내용에 대한 협의인지는 말해줄 수 없다”며 “사전에 예정돼 있지 않은 시위로 면담이 이뤄질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이 아니라 백화점 입주라는 부천시 입장에 대해 심 집행위원장은 “부천역 인근의 백화점이 2000~3000평 규모다. 부천시가 추진하는 백화점사업의 규모는 1만2000평이다. 다른 부대시설과 함께 입점하는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무늬만 백화점”이라고 반박했다.

복합쇼핑몰 입점 반대 시위에 참가한 부평구 상인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 의사를 밝힌 만큼, 김만수 부천시장도 이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또 인천대책위는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부평유세 당시 복합쇼핑몰 입점 반대의사를 표한 정책 질의를 했고, 이에 대해 당시 문 후보는 “을지로위원회의 입장과 판단을 존중한다”며 “도시계획단계부터 복합쇼핑몰 입점을 제한하겠다. 복합쇼핑몰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일도 지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심 집행위원장은 “여당은 당론으로 우리와 같이 복합쇼핑몰 입점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당의 김만수 부천시장은 새 정부가 자리잡기도 전에 기습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김 시장은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마련한 ‘부천시·부평구·계양구·신세계·인천대책위 5자 상생협의체 구성’이란 중재안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이다. 당론에 따라 계약을 중단할 것인지, 아니면 당론을 벗어나 복합쇼핑몰 입점을 추진하며 탈당을 할 것인지 김 시장이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한 상인도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 복합쇼핑몰 입점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김만수 시장도 이를 따라 지금이라도 원점 재검토를 해야 한다”며 “오늘은 부지 매매계약을 막았지만,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며 조직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천시 관계자는 “아직 시 차원에서 공식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어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했다.

이날 복합쇼핑몰 입점을 반대하는 상인들과 김 시장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이 김 시장과 연락 후, 이날 부천시와 신세계 간의 토지매매계약이 없다는 사실을 전해옴에 따라 오후 5시경 시위는 종료됐다.

하지만 갈등은 그대로다. 특히 영상문화단지 개발사업에 참여할 외투법인 ‘부천신세계’가 지난 3월3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음에 따라 사업추진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부천신세계는 미국의 쇼핑몰 개발·운영회사인 ‘터브먼’이 세운 ‘부천홀딩스LCC’가 49%, 신세계백화점이 51%의 지분으로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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