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공공기관의 무기계약직 고용이 늘었지만, 파견·용역·사내하도급 등 간접고용 또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규직’이라고 비판을 받고 있는 무기계약직 증가는 차치하더라도, 간접고용이 증가함에 따라 공공기관 고용의 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박용철 연구위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부문의 좋은 일자리 창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는 2016년 기준 공공기관 현원이 28만5385명이다. 정규직 비율은 2013년 67.89%에서 2015년 66.22%로 감소했고, 비정규직 비율 또한 같은 기간 11.38%에서 10.13%로 줄었다. 반면 무기계약직은 3.98%에서 5.36%로 늘었다.

<자료=국회 ‘공공부문의 좋은 일자리 창출, 어떻게 할것인가’ 토론회 자료집/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박 연구위원은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감소가 무기계약직 증가에 따른 것’이라 밝혔지만, 동시에 공공기관에서 파견·용역·사내하도급 형태의 간접고용이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더 확대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역·파견 등 공공기관 간접고용 근로자 비율은 2013년 16.7%, 2015년 18.2%, 2016년 19.1%로 계속 늘어났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직접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전체 41만4383명 중 7만9623명이 간접고용으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5명 중 1명은 공공기관 소속 근로자가 아닌 비정규직이다. 간접고용 근로자 중 용역직은 6만여명, 사내하도급 1만1000여명, 파견직 7900여명이다. 여기에 공공기관 직접고용 비정규직 숫자 3만4654명을 더하면, 공공기관 직·간접고용 비정규직은 11만4277명으로, 전체 직원 4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다.

공공기관 유형에 따라 구분하면, 2016년 기준 시장형 공기업의 경우 전체 8만6515명 중 3만1393명(36.3%)이 간접고용 근로자다. 준시장형 공기업의 간접고용은 1만5080명(17.8%), 기타공공기관은 1만8235명(13.2%),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 1만80명(12.8%),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은 4835명(17.6%)이다.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교육기관 등을 모두 합한 공공부문 간접고용 근로자는 총 11만5000여명에 이른다.

“총액연봉제 및 정원통제 등 제도적 개선 동반돼야”

박 연구위원은 “새 정부가 근로조건이 취약한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밝히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기준인건비제 혹은 총액연봉제 및 정원통제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공공부문에서 필요한 영역에 일자리를 만들어 가면서, 민간기업으로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며 “중소기업의 비정규직 문제가 크다는 인식이 퍼져있는데, 대기업에서 사내하청이나 용역직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정규직 숫자가 더 많다. 따라서 대기업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연구위원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교 직원 40만명 중 약 35%가 비정규직이고, 비정규직의 70%가 상시 지속업무 종사자다. 조리원 4만7000여명, 교무보조 1만9000여명, 돌봄전담사 1만2000여명, 특수교육보조 8900여명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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